'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이라는 자기소개를 한 지 4년이 되었는데요, 곧 단어 하나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저 임신 8개월이에요!
와이프와 함께 엠네스티 행진에 참여 예정이니 퀴퍼에 오시는 분들은 곧 보아요 🌈🥳 (임밍아웃을 이 경우에는 써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역시나 찝찝하네요 😂)
결혼서약서를 쓰기 전에, 씩씩한 내용과 로맨틱한 내용 중 고민했다. 언니가 로맨틱한건 편지로 줘도 되니까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했다. 너무 선언적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우리의 결혼은 분명 현실적인 어려움을 포함하고 있겠지만 이겨내지 못할 건 없고 결국엔 행복할거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공무원 지인분의 제보로 공유합니다.
이제 혼인신고 시 양측이 동성일 경우에도 가족관계시스템에 입력, 접수가 됩니다. (법제화 아님, 수리 되는것 아님)
제가 20년 5월 혼인신고를 하였을 때 시스템 상 접수가 안되어 4시간을 구청에서 대기하였는데요, 앞으로는 이럴 일이 없어질 것입니다.
와이프의 소개팅 퇴치법
직장동료(남): ㅇㅇ씨는 어떤 스타일 좋아해요?
와이프: 음 귀여운 스타일?
직장동료: 아 조금 동글동글한?
와이프: 네? 아뇨 차은우요
직장동료: 아....
와이프가 나중에 이 얘기를 하면서 "동글동글이라니, 인생 쉽게 살려고 하네 🙂" 라고 차분하게 못된 말을 했다.
국내 1호 '모모커플' 딸아이 출산…"새로운 가족의 탄생"
-
JTBC 뉴스룸에서 란이의 출생 소식이 소개되었습니다. 본방은 저출생 꼭지로 [2분기 출생율 0.7이다 -> 다들 애 안낳는다 한다 -> 애 낳은 레즈부부가 있더라] 세 뉴스가 이어지는 엄청난 드리프트였답니다 😂
촬영 때 기자분들이 뭔가 말랑말랑하고 감성적인걸 기대하시는데 자꾸 실망시키는 중
기자: 아기방은 꾸미셨나요?
규진: 없는데용
기자: 임테기에 두 줄 떴을 때 소감은?
규와: 초음파 전까지는 부정확한 정보라...
기자: 칫솔 같이 꽂혀있는거 찍을 수 있을까요?
규진: 칫솔 그냥 선반 위에 두는뎁
나랑 와이프는 둘 다 턱시도보다는 드레스가 더 어울리기도 하거니와, 한 번 하는 결혼식 돈 좀 쓰고 싶었다. 그러면 안되나...? 뭐 전형적인 웨딩을 여성 둘이 하면서 파격을 주고자하는 의도도 있었지만 결국 결혼식은 지극이 개인적인 행위 아닌가. 내 맘대로 해야지. 맘대로 하니 실제로 즐거웠다!
황예지 작가님과 만삭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레즈비언 만삭 사진의 희귀성을 어필하면 좋아하는 작가와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시꺼먼 마음으로 컨택했는데 성공! 큭큭..
고져스하게 연출하기보다 집에서 편안하게 찍었습니다. 고양이들의 협조로 가족사진 성공 😎
전체는 인스타
@kyugenius
갑자기 생각나는 국제학교에서 놀랐던 점
1.열나면 집에 가야함
수업 들을게요 -> 안돼 -> 별로 안아파요 -> ?? 네가 안아파도 전염돼서 딴 애들이 아플 수 있음 집 가
2.얼유오케이?에 노우라고 할 줄 알아야함
괜찮다고 하면 정말 괜찮은거라 정확히 주장해야...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합리적인듯
와이프(당시 여자친구), 나, 그리고 아빠 셋이서 밥을 먹은적이 있다. 어떤 어색한 자리가 되려나 걱정했는데, 아빠가 이렇게 말을 꺼냈다.
"나랑 너네 엄마도 동성동본 결혼이었어"
"그 때는 결혼 못할 뻔 했는데 지금 봐라 아무것도 ���니지"
"동성결혼도 나중에 보면 아무것도 아닐거야"
'김규진은 먹고살만 하니까 저럴 수 있는 거지ㅎ'라는 말을 종종 보는데, 맞는 말입니다. 평균 소득 이상의 가정에서 비장애인으로 태어났고 정체성도 비교적 일찍 깨달아 저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가기에 유리했죠. 운이 좋았습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용기를 냈습니다.
와이프 조카(7살)가 우리 결혼식에 왔었는데, 식이 끝난뒤에 쪼르르 오더니 종이 두 장을 주고 갔다. 뭔가 하고 봤더니 우리 그림이였다! 세상에 너무 귀엽고 스윗해서 감동했다.
결혼식날 정신이 없어서 이 그림을 잃어버린줄 알았는데, 어제 언니 편지함에서 찾았다. 앨범을 사야겠다.
남자 역할 어쩌고 하는 사람들 보면 재밌는게 대부분은 나보고 하는 얘기임 (e.g. 저 집은 남편쪽이 임신했더라고요). 이게 너무 재밌는게 남자가 임신하는 그림이 남자가 핑크 바지 입는 것보다 (or 여자가 건달처럼 앉는거보다) 더 그들에게 자연스러운 그림이라는 것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의 커밍아웃
가게주인: 둘이 자매에요?
규진: 대충 비슷한거에요
가게주인: 그렇구나
가게주인: 근데 둘이 진짜 자매에요?
규진: 아뇨 사실 부부에요
가게주인: 하하하하!!!!!
규진: 진짜에요 미국에서 결혼했어요
애매하게 촉이 좋은 중년 남성인 가게 주인분은 그 뒤로 혼란스러워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