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이야기를 쓰기 시작할 때 작가는 아직 주인공을 잘 모르죠. 설계를 제대로 했다고 생각해도 실제로 사건 속에서 움직이다보면 전엔 안 보였던 부분이 보이고. 그걸 논리적으로 채우다 보면 그 캐릭터는 자기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아닙니다. 원래의 계획을 고수하면 캐릭터가 이상해지죠.
왜들 그렇게 노화를 두려워 하는 것일까. 점점 죽음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물론 노화의 단점들도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아는 지식도 케이스도 많아지니 덜 초조해지고, 스스로에게든 남에게든 더 너그러워질 수 있단 점이 참 좋은데 말이지...
정말 맞는 말인 것이, 사람들이 백인중심 미적 취향에서 벗어날수록 우리에게 유리합니다. 멍청한 인종차별주의자 한국인들은 그걸 몰라요. 그게 우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제살 파먹기인데 말이죠. 동남아시아가 케이팝의 가장 큰 시장인데도 동남아를 욕으로 쓰는 부류도 같은 멍청이들이죠.
신이나 종교를 믿지 않는 대부분 사람들은 그냥 별 생각 없이 살아갑니다. 한국인 63퍼센트가 무교입니다. 불교가 16.3. 그러니까 유신론에 바탕을 둔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기껏해야 20퍼센트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겨우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 그렇게 시끄러운가를 먼저 생각해야죠.
김신영 일도 그렇고....투표 얘기 입도 뻥긋 못하게 하는 걸 보고...유재석한테 되게 실망함. =_= 진보적인 이미지는 대략 무도를 통해서인거지. 민주 시민의 권리인 투표 그리고 발언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한테나 있는데.....=_= 대실망 정도가 아니라 완전 실망함.
패스트 라이브즈나 미나리같은 영화들도 앞으로 일종의 장르가 될 듯. 한국에 살지도 않고 테크니컬리 한국인도 아니며 한국ness란 무엇인가 깊이 고민해본 적도 없지만 한국에 superficial한 향수를 간직, 이모(그조차 한국을 떠난지 오래인)가 들려주는 단편적인 이야기에 바탕해 영화를 만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