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에 대한 가장 흔한 편견 중 하나가 아픈 걸 못 느끼거나 다른 좋은 감각으로 느낄 거라는 생각인듯.
사실 아픈 건 그냥 아픈 거거든. 아픈 걸 좋아한다기보다는 아파서 무섭고 싫은데 자기 몸뚱이가 그걸 좋아하니 환장하는 느낌에 가깝달까. 글로 쓰니 이게 뭔 소린지 쓰는 나도 헷갈리는구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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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SM 경험과 호기심에 대한 체크리스트 - 한국어판 ( A BDSM Experience and Curiosity Checklist - Korean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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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잊을 만하면 한번씩 꺼내는 경험담. 실화임. :
어느 에셈바에서였다. 처음 온 도무 성향자가 혼자 흡연 중이길래 인사나 하자는 생각에 말을 걸었더니 담배연기 사이로 턱끝을 까딱 쳐들며 "아, 저는 다른 돔이랑은 말을 안 섞어서..." 라더니 담배를 비벼끄고 가 버린 놈이 있었지.
흔히 24/7이라 하는 개념에 대해 서부랑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혼하면 24시간 수직관계가 힘들다고 사람들이 얘기하더라 하는 말이 시작이었다. 내가 길게 했던 대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40자 다하면 그만 쓰는 내 특징 때문에 읽는 분들이 맘이 급하시겠다. 각설하고 내가 한 말이 뭐냐면, 그들
다 같이 돔이라고 하고 있어도 다르지.
트라우마를 복수심처럼 돔질로 풀어내는 류, 고추를 더 쉽고 빠르게 쓰려다 보니 돔을 주워든 류, 시장에 나와서 거래되는 류, 내재한 섭 성향에 대한 반감으로 짐짓 돔인 류, 사랑의 한 갈래로 보는 류, 어쩌다 보니 그러고 있게 된 류, 돔이 학문인 류,
아내가 코로나라 간호해야 하서 나 회사 안 갈 거임, 라고 회사에 연락했다. 어제 서부랑 출근하기로 이야기했지만 아침에 눈을 뜰 때 마음이 바뀌었다. 서부가 몹시 걱정이 되어서다. 불안해서 출근할 수 없다. 결코, 절대로 오늘따라 어째선지 출근하기 귀찮았기 때문이 아니다.
어젠 자세 두 가지를 가르쳤다. 자세에 대해 말로 설명할 땐 목구멍을 막아놓았다. 설명이 길어지면 마음이 급해진다. 빨리 설명을 마쳐야 목구멍을 열어줄 수 있으니까. 설명한 자세를 직접 해 보라고 해서 맞지 않은 부분이 생기면 엉덩이를 때렸다. 정면만 보는 자세를 하게 한 뒤 '여기 봐봐'로 속
내가 출근하는 동안 대체로 서부는 자고 있다. 늦게 일어나도 출근할 수 있는 사람 부럽다.
지하철에 앉아서 나는 카톡을 연다. 서부가 오늘 해야 하는 일, 잊으면 안 될 일 등을 적어 간다. 중간중간 이모티콘도 더한다. 낯간지러운 소리도 더한다. 카톡방의 공지도 수정한다.
욕이 입에 잘 안 붙는다. 욕 버리고 살아온 시절이 길어서다.
운전하다가 마주치는 정신 나간 운전자에게 뭐라고 혼잣말처럼 조용히 욕설을 뱉으면 옆에서 듣고 있던 서부가 빵 터진다. 욕 겁나 못 한다고.
나도 사람인지라 뭘 못 한다는 비난을 받으면 발끈하게 되잖아? 그래서 욕을 수련 중이다.
지난 밤, 창문이 열려 있으니 소리를 내지 말라 했는데 소리를 낸다면 그건 들키고 싶은 게 아닌가 하고 물으니 아니라 했다가 맞다고 했다가 정신없길래 몇 차례 다시 물으니 그렇다고 인정했다 그러면 노출증인 게 맞구나 하고 감탄하니 숨소리가 신음으로 차차 바뀌어 갔다. 힘내라 서부서부. 유후.
심플 본디지 공연 후기를 써 보쟈.
1. 처음엔 두 가닥씩. 나중엔 한 가닥으로도 뻗으며 얼기설기 얽히는 모양이 마치 잎맥 같다. 잎맥을 타고 온 무엇인가가 몸을 휘돌다 부드럽게 머리 위로 펼쳐지는 팔과 함께 뿌려진다. 마침내 꽃이 핀다. 검은 줄 위에 열매가 맺고, 바스락 소리가 나는 가지를
어젯밤에 서부를 픽업해서 이웃 아파트 단지엘 갔다. 주차를 적당히 해놓고 내려서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걸었다. 어둑한 거리에서 그 곳만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서부는 신중히 생각하다가 말했다.
"고구마 붕어빵 두 개 주세요."
나는 그 옆에서 붕어빵 값을 계좌이체하느라 바빴다.
천성적이어서 어린 시절 뭔가 이상함을 느낀 에세머. 정신적 정서적 상처를 발산하느라 빠져든 에세머. 더 즐길 쾌락 없나 두리번거리다가 이번 턴에는 에세머. 외롭지 않으려고 소셜 에세머. ���격을 성향이라 변명하려고 에세머. 뭔지 몰라도 중독됐으니 다시 찾아와 에세머. 다 에세머. 서로 달라도.
지난번에 새로 산 오죽 회초리로 엉덩이를 이케 때리다가 저케 때리니까 서부가 오르가즘으로 파닥거리기 시작했다. 나중에 서로 부둥켜안고서 말을 주고받는 시간에 그 순간에 대해 물으니 서부 왈:
'나도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답했다.
서부는 이런 때마다 회초리질 숫자가 올라갈 것을 걱정하
한때의 열병처럼 sm을 앓고 지나가는 사람을 더 많이 봤다. 청춘이면 으레 해야 하는 방황을 부러 겪어내는 것처럼. 자기 육체를 내걸어 모여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역시 나는 내 사람들이 좋다고 외로움을 잊듯. 아직도 그러고 노냐며 한 때의 치기처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회식 다녀온 서부가 현관문을 열었을 때 나는 라면에 밥을 말고 있었다. 모양을 잘 유지하게 풀어 놓은 계란도 손 안 댄 채였다. 나는 생각했다. '한 입만'이라고 말하면 어쩌지? 지는 고기 묵고 왔으면서. 집안 가득 라면 냄새에 서부가 멈칫하는 게 보였다. 팽배한 긴장감. 시선이 냄비를 스쳤다.
서부는 엉따졸림병이 있다. 차를 타고 가다가 서부 몰래 조수석 엉따를 켜주면 빠르게 흐물거리다가 곧 딱 10분만 눈 감고 자도 되냐고 물어본다. 이상하다 졸린다 하는 식의 반응이 나와서 보면 어김없이 조수석 엉따가 켜져 있다.
내가 그걸 옮았는갑소. 지하철 엉따에 정신을 못 차리겠네.
욕망의 형태라는 건 참 쉽지 않지.
어떤 모양의 사람을 얻길 바란 게 아니라 평생이 걸리더라도 그 모양을 만들어가고픈 사람을 얻길 바랐다. 서부 역시 그 하나고, 평생이 걸리더라도 뭔가를 만들어낼 것이다.
내 욕망은 당신들 것의 미분이다. 어쩌면. 가속도나 힘의 형태인 거야.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기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나로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남들이 이걸 잘 못 하고 저건 틀렸다는 말로 자신을 내세우려는 경향이 커진다.
나는 이걸 '자신을 양각하지 않고 주변을 음각한다'고 표현한다.
나도 이걸 경계는 하는데 잘 되고 있긴 한가 모르겠고만.
1.
나는 이러저러한 사람입니다, 라고 말을 할 땐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이러저러한 사람입니다, 가 몹시 쉽게 섞여 들어온다.
2.
이걸 알고 있으면 상관이 없는데 몰랐다면, 몰라낸다면 언젠가는
내가 뭐였더라, 하는 순간을 맞는다.
3.
성향표도 mbti도 이것도 저것도.
눈 온다고 깨웠더니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창고로 간다. 뭐 하나 따라가봤는데 꺼내는 게 눈 오리랑 눈 산타 도구다.
서부는 신 난 채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우리 동넨 눈이 별로 쌓이지 않았고, 당연히 눈오리는 만들 수 없었다.
나는 경사로에서 쪼그려앉은 서부를 끌고 썰매를 태워줬다.
오늘 아침이다. 자는 서부의 목에 흔히 목갑이라고 말하는 그걸 채웠다. 서부를 전 뒤집듯 휙 뒤집은 후엔 엉덩이에 멍 없애는 약을 발랐다. 어느새 끌어올린 이불에 손가락을 걸고 살짝 젖혀 보니 목갑이 잘 어울린다. 그렇게 말해줬더니 자다가도 싱긋 웃는다.
출근하기엔 날이 너무 좋구만.
매번 도무도무라고 우스꽝스럽게 표현하지만, 나는 진지한 도무도무다. 다른 초면인 돔섭 커플이랑 에세머의 정체성으로 동석하는 경우 그쪽의 섭 성향자에겐 먼저 말을 걸지 않던 시대의. 누가 주인을 거치지 않고 소유물에 직접 말을 거나. 그건 나와 마주한 돔을 엿먹이는 짓이지.
옆 부서 여직원들이 나를 '지각아님'표지판으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키가 190이니 보이기도 잘 보이고, 암튼 저으기서 내가 보이면 저 사람만 따라가면 지각이 아니라고 안심할 수 있단다. 하지만, 날 따라오는 게 쉽지 않지. 내 전속력 걷기는 대단하거든. 걷다가 드리프트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