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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가리

@mymy43210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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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죽을줄 알았더니 늙어서도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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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약국 개업하고 며칠 지나지않았을 때. 어느 할머니가 oo방앗간 가는 길을 묻길래 들어오시라하고 검색을 시작했어. 그런 방앗간은 없더라고. 근데 할머니는 방앗간 주변과 그 옆 극장까지 또렷하게 말씀하시는거야. 이모의 방앗간이라 자주 왔다고. 나는 그 극장을 검색했지. 그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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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3 months
초5방학식날, 선생님이 우리반에서 제일 산만하던 남자애랑 나랑 둘이 남으라함. 다 가고 난 뒤 책상에서 필통을 두개 꺼내 하나씩 주셨어. 방긋 웃으시며 너희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어 하심. 아무 잘한게 없는데 선물을 받으니 가슴이 너무 두근거리는거야. 아직도 기억나네 바른손 소그림 필통.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베푸는 작은 친절이 중요한 이유는 어른 입장에서는 사소한 친절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큰 행복이기 때문. 아이들의 표정 변화만 봐도 알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어른들로부터 친절과 배려를 많이 경험한 아이들이 타인에 대한 친절과 배려를 배운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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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7 months
생리통약을 사려 여자분이 카드를 내밈 같이 온 남자가 옆에서 카드를 내밈 이걸 왜 오빠가 계산하냐고 여자분이 말림 고마우면 너가 커피 사 남자분 눈 찡긋함 순간 나는 빛의 속도로 여자분 카드를 낚아채 계산함 여자분 나한테 윙크하고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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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생리통약 사러온 아이돌텍스쳐 남자애가 좋은걸 다 달라길래 “그 여자분 손이 찬 편이예요?”물었더니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아직 못 잡아봤어요…”라고 개미목소리로 대답했는데 그 순간 대기손님들 입에서 엷게 터져나오던 하아아,하던 탄성. 그 소리 잊지 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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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2 months
20살에 장학생 특혜로 한달간 외국에서 지냈어. 내 지갑으로는 꿈도 못 꿀 일이었지. 혼자사는 할머니집에는 커다란 욕조가 있었어. 영화에서나 보던 거품목욕을 그때 처음 해봄 얼마나 황홀했던지 학교가서 한국인 친구에게 자랑을 함. 친구가 자기도 해보고 싶다길래 우리는 일주일쯤 고심하다가
@onlywjr
많먹
2 months
갑자기 생각하게 되었는데 나 22살때 캐나다로 어학연수갔을 때 홈스테이 했던 집 할머니 보고싶네. 돌아가셨으려나.. 다른 홈스테이집 대비 집도 너무 좋고 내 방도 너무 예뻤다. 취미이자 특기가 요리셔서 매일 맛있는 걸 잔뜩해주고 밤마다 쿠키나 브라우니를 구워서 먹어보라고 주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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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약국 가면 이런거 달라고 하지말고 용건을 말해요 세시간 잤는데 12시간 근무가 남았어요, 오늘 축구하는데 끝까지 뛰어야해요, 내일 시험이예요, 운전해야하는데 너무 졸려요, 오늘 밤새야해요, 이렇게 말하면 약사들 눈 번쩍해서 당신을 살려낸다
@mytip_o_
꿀같은 팁 - 꿀팁
1 year
약사들이 뽑은 약국에서 파는 효능좋은 피로회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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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0 months
할머니 90살 무렵에, 남편형제자매친구 다 잃은지 오래고 조카들마저 세상을 다 떠날 무렵에. 사는거 너무 외롭고 지겹지 않아 할머니, 했더니 얼음 안깨도 물이 나오고 가스렌지 켜면 불이 나오고 세탁기 누르면 빨래가 되서 나오는데 이 신기하고 편한 세상이 왜 지겹냐는거야.
@whereisgunny
잠만자
10 months
울 할매 90살때 이때까지 살아온 소감 물어봤었음 신행길에 목에 감은 천이 바람에 휙 날아가던 그 장면이 엊그제 같은데 나이만 90살이다 고생도 후회도 다 잊혀지고 그런 순간의 기억들만 남는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나도 죽고 너도 죽는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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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4 days
며칠전에 주말인줄 알고 자다가 한시간 지각했거든. 약국 앞에 한시간쯤 기다린 분이 서계셨너. 많이 늦었죠 죄송해요,가 그날 내 첫 목소리였고 당연히 “이렇게 늦게 여시면 어떻해요”가 나왔는데. 그다음 말이 “걱정했잖아요”라서 나 순간 고장났어…너무 먹먹해서 피로회복제 15000원짜리 안겨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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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할머니를 보내고 하루내내 멍했어. 우리도 언젠가 나이가 들면 아름다운 과거와 아픈 현실이 사이를 오가며 살겠지 싶어서. 그때 약국이 안바빠서 다행이었다 생각해. 그오지랖은 너무 한가해서 발동된 것이었을 뿐, 혼빠지게 바쁜 날엔 사람을 2초 쳐다본 적도 없어. 친절은 선의보다 여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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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호주 현지인 할머니댁에 잠시 살았을때 아침의 오트밀죽이 너무 고역이었어. 잘 못먹는 내가 향수병이라 생각하신 할머니가 어느날 서프라이즈,하며 나를 불러 나가보니 식탁 위에 라면이 차려놓으셨어. 하얀 면발 위에 솔솔 뿌려진 스프. 할머니는 기대에 가득차 볼이 빨개진채 나를 보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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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0 months
스무살 봄,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취해 막차를 거꾸로 타 종점까지 갔다. 돈은 없고 버스는 끊겼고 집에 가서 저금통 털어드릴 생각으로 택시를 탔다. 사정을 설명하자 아빠뻘의 기사님이 웃으시며 “감향기가 나네요” 하시는거야. 네?하니 ”청춘이 술을 마시면 단감향이 나요. 좋은 시절이네요“하시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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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백반집에서 계란후라이 두개가 나왔는데 혼자 두개를 다 먹는 사람이 있더라 그냥 나오자마자 호로록 두개를 다먹음. 이건 예의가 아니라고 정색했더니 하나 더 시켜주면 될거 아니냐 왜 성질을 부리냐 못먹고 자랐냐 의외로 식탐있네하며 나를 몰아세움. 그래서
@s2eumenes
쇼미셔미슈미
1 year
나는 예를들면...4인 식사에 빵을 4개 구워서 내놓았는데 그걸 혼자 2개이상 처먹는 사람은 감옥에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점잖게 말해서 감옥이지 그냥 창밖으로 집어던지고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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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3 months
병원에서 근무할 때 이사장님이 “상급자거나 친분이 있는 사이라면, 거절하지 못할 제안은 애초에 하지 말아야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싫으면 거절하면 되지 뭐 말도 못하냐고 꼽주는 세상에 살다가 그런 얘기를 들으니 한대 맞은 기분이었어.
@_stillstill
스틸_다정함 충전중
3 months
유투브 방송에 출연해서 섭외 전화를 개인 전화로 하는 바람에 거절할 수가 없어서 불쾌했다는 얘기를 직접적으로 하는 걸 보면서, 아빠가 나에게 늘 했던 얘기가 생각났다. 이효리씨는 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해야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에이전시를 통해 섭외를 했다면 거절하는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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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month
약국 환자 중에, 가지치기하다 사다리가 넘어가 무릎을 크게 다친 과수원 할아버지가 있었어. 일해야할 때 다쳐 속상하다고 우시길래 내가 가지치기하러 감(어릴 때 해봄). 봄에 꽃 솎아야하는데 할아버지 아직 안나음. 그래서 또 가서 꽃 솎고 얼마뒤 열매솎고..얼마뒤 농약치고…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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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7 months
약국 단골 할아버지중에 손이 거칠고 몸이 마른 분이 있어. 제대로 못 챙겨드시는거 같아 오실 때마다 나 먹을라고 산 사과나 파운드케익 같은 걸 나눠드렸어. 근데 오늘 자연산송이 한박스를 탁 놓으시며 익히지말고 소금장에 찍어먹으라 손흔들며 가심 아니 저 이런거 첨보는데 아니 어르신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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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22살 가을, 누군가의 생일파티에서 거하게 취한 나는 손바닥만한 하숙방에 돌아왔다. 트렌치코트를 겨우 벽에 걸고 겉옷을 훌훌 벗고 쓰러져 잠들었다. 몇시간 후 목이 말라 깼을 때, 이 손바닥만한 방에 나만 있는게 아닌 기척이 느껴졌다. 누군가 낮게 중얼거리면서 내 다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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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생리통약 사러 남자들도 곧잘 오거든. 1/3은 아니 왜 이런걸 나한테 시키냐고 투덜거리고 1/3은 이지엔oo주세요 건조하게 말하고 나머지 1/3은 “생리때마다 너무 아파하는데 진짜 힘들어보여요 도움될만한거 다 주세요” 라고 한다 마지막 1/3은 대부분 잘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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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가리
1 year
친구가 아기낳은지 백일쯤에 놀러갔는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못 본 사이 머리가 산발인거야. 아기 봐줄테니 미용실 다녀오라하니 눈물이 그렁그렁한채 지갑을 챙겨나갔어. 혼자 아기를 안고 거실에 서있으니 이 작은 공간에 백일동안 갇혀지냈던 그녀의 일상이 보이는듯해 너무 맘이 아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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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5 months
나도 밥먹다 간장쏟으면 늘 0.1초만에 눈치를 봤거든. 그러다 생선구이집에서 반찬그릇 조금 밀었는데 맞은편 간장종지가 넘어가서 애인의 흰 니트에 쏟아짐. 나는 얼어붙었는데 그가 옷을 대충 닦으며 “반찬이 내 앞에 다 놓여있었나봐”라고 웃음. 그게 2n년 지난 지금까지 기억날만큼 문화충격이었다
@sioshowsio
5 months
근데 내가 성인 되고 나서 사귄 애인들은 물을 흘려도 뭘 쏟아도 다 내 걱정만 해주고 같이 치워주고 하는 사람들 뿐이었어... 그래서 그런 게 신기하다 그래서 나도 친구들이든 애인이든 나한테 뭘 쏟고 실수하고 그래도 화나거나 짜증내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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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0 months
할머니 발인날 차 앞자리에 탄 사촌오빠는 20분 거리의 장지에 가는사이 꾸벅꾸벅 졸다가 유골함을 떨굴뻔했다. 뒷자리엔 장지까지만 유골함 안고 가면 안되냐고 했다가 거절당한 손녀가 눈물범벅으로 앉아있었는데. 상징적이었다 그 모든 장면이.
@shallow_247
얕은생각
10 months
"할머니한테 상처받은 기억이 있는가?" > 성별에 따라 대답이 아주 극명하게 나뉠 것이라 확신한다 나 또한 이 차이를 제대로 느낀 사건이 하나 있는데 바로 면허 따고 맞은 첫 명절에 할머니/아버지/누나를 태우고 운전했을 때였다 (내가 면허 따기 전에는 항상 아버지와 누나가 교대로 운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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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3 months
나와 함께 필통을 받았던 남자애는 아버지가 알콜 중독이었어. 종종 집에서 맞았고, 어눌했고, 우리반 꼴찌였다. 나중에 전해들으니 걔가 선생님 댁에 혼자 찾아갔었단다. 차로 3시간 걸리는 거리를, 선생님께 드릴 맛있는 떡을 가방에 넣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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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어릴 때 우리집 옆 단칸방에 신혼부부가 살았어. 우리도 그집도 몇 벌의 옷으로 1년을 살아서 빨랫줄의 옷만 봐도 누구건지 다 알았어. 어느해 성탄절에 새댁언니가 종이에 싼 선물을 줬는데, 손으로 뜬 장갑이 들어있었어. 어쩐지 익숙한 색이었어. 새댁언니가 아끼던 스웨터색.
@inkivaariyksi
생강
1 year
어른은... 어른이라는 단어는 엘프 호빗 처럼 실체는 없는 만들어진 환상의 단어 아닐까? 나는 나이를 먹어도 그냥 늙은 어린애같애 '-') 걍. 어른이되는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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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몇초 후의 재회를 이렇게 반가워하는 사람은 없을거야. 난 살면서 그런 적이 없었는데 우리개는 내게 평생을 그랬구나.
@cctv_idiots
CCTV_IDIOTS
1 year
Where she g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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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나는 어릴 때부터 악력이 어마어마했는데 어느 명절 어른들이 재미삼아 시킨 초딩팔씨름에서 사촌오빠들을 다 이겨버린겨. 분위기 급싸해졌고 언짢은 숙모가 말했다. “여자애가 힘세서 좋을 게 없어” 나는 고딩때 쓰러진 친구들을 여러차례 업고 뛸 수 있었고
@extrabitterst
활란
1 year
여자아이들은 부모조차 편들어주기는 커녕 무장해제시키는 짓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 애들이 나 뚱뚱하다고 놀려"하고 애가 속상해하는데 "그치 우리 ㅇㅇ이 살을 좀 빼긴 빼야되겠지?" "살쪘으니 그런 소리 듣고 다니지"이러는 부모들이 있다. 그딴 공격을 하는 상대는 바로 한대 때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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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알바비 처음 받아 버스타고 집에 가던 날, 내 가방에 50만원이나 들어있단게 믿기지 않는거야. 버스안 사람들이 다 내 가방만 보는거 같아 앞으로 메고 꼭 껴안고 서있었어. 야심차게 산 2000원짜리 하이테크펜 볼만 빠져도 속상하던 시절, 늘 돈에 짜쳤던 기억에 청춘이 그립지가 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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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함께하는 식사라는 것에 대해 설명했어. 알아들은 표정을 짓다가 접시의 시금치 나물을 세더니 아 이건 다섯갠데 내가 세개 먹으면 또 화내겠네? 하며 웃는거야. 그때 처음 생각했어. 노력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사람은 만나지 말자고. 설명과 시간과 노력은 다정한 사람들에게 쓰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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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0 months
내가 가진 작은 돈이 미터기에 뜰 때 기사님은 조용히 미터기를 끄시더니 집앞까지 말없이 데려다주셨다. 집에서 돈 가져올게요 다급히 말하자 “다시 없을 청춘이예요. 잘 보내세요.”하고는 슝 떠나셨다. 봄바람이 불던 밤, 골목 끝에 택시가 사라질 때까지 서있던 스무살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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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버스를 타고 아시아마켓에 가서 라면과 김치를 사왔으나 한글 조리법을 읽을 수 없던 할머니는 자신의 상식으로 라면을 삶아 가장 예쁜 파스타접시에 담아놓았었다. 그 다정한 하루가 보이는듯한 라면을 앞에 둔 나는 감사하다인사를 여러번하고 라면을 스프에 비벼서 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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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대학땐 술취한 여자애들을 주무르려는 선배들을 제치고 집까지 업어 데려다줬었다. 원치 않은 이가 손목을 잡으면 세차게 뿌리칠 수 있었고 뺨을 맞은뒤 때린 이를 쳐넘길 힘이 있었다. 지금은 혼자서도 가구를 잘 옮기고 왼손으로도 드릴질을 잘한다.여자에게 쓸데없는 힘이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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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아이의 선물을 살 여력이 없던 새댁언니는 아끼던 스웨터를 풀어서 장갑을 짠 거였어. 어른을 생각하면 그 단칸방의 새댁언니가 생각나. 스물둘의 나이에, 그 없던 살림에, 선물없이 크리스마스를 보낼 옆집 아이를 챙기던 사람. 나이가 어른을 만드는 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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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경찰이 나타나자 할머니는 뭔가 번쩍 정신이 든 사람처럼 울기 시작했어. 찾아갈 방앗간도 없고 이모도 돌아가셨고, 자신도 고등학생이 아님을 깨달아버리자 방금까지 소녀같은 표정이 갑자기 노인의 얼굴이 되어버렸다. 낮잠에서 깨니 70살이 된 소녀처럼 울면서 할머니는 경찰차를 타고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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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2 months
겨울이었고, 톡톡 깨어먹는 애플파이는 바삭하고 향긋했지. 우리 셋은 난로앞에 퍼질러 앉아 할머니의 옛날 앨범을 봤어. 할머니는 많이 즐거우셨던지 영어가 2배속이 되는 바람에 우린 절반도 못 알아들었지만, 그 밤 그 낡은 거실의 온도와 향기는 지금도 생생히 남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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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약국 단골 중에 자식들 반대로 결혼/동거를 못하고 연애만 하시는 노인커플이 있었어. 늘 손꼭잡고 사랑에 빠진 눈으로 오셨는데 어느날 할아버지만 오셨어. 할머니는요,하니 갑자기 울먹이셨어. 교통사고나서 입원했는데 자식들이 어딘지 안 알려줘서 못보러간다고, 5일째 속이 탄다며 엉엉 우셨다.
@inkivaariyksi
생강
1 year
근데 40대가되면 50대가 되면 60대가 되면 점잖게 사랑할거같자녀 안그래. 걍 20대랑 똑같드라. 나 아는 40대 50대 커플보니까 싸우고 막 집앞에서 기다리고 화해하고 놀이터에서 껴안고 이꼬 그르드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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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내 삶의 일부는 아들보다 나은 딸임을 증명해보이기 위한 전쟁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마음의 르망을 깨부수었고 부모님의 남은 생을 평화롭게 하는 것으로 이 전쟁을 마무리하려한다. 그들의 몰락에는 관심없다. 어떤 전쟁은 그저 내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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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피아노를 잘친다고 생각했다가, 공사중인가 생각했다가 중간부터 가슴이 쿵한다
@tyomateee
最多情報局
1 year
ウクライナの首都にて破壊された自宅の中にグランピアノだけが奇跡的に無事で、我が家を立ち去る前に最後の一曲弾くキエフの女性。まるで映画のワンシー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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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32살때 42세 약국장님한테 그런 질문을 했었어. 살아보니 몇살이 제일 좋았나요. 그 때 내 눈에 국장님은 딱히 멋져보이지 않고 우아하게 꾸미지도 않고, 술도 안먹고 친구도 안만나고 그냥 일집일집이 전부인 것 같았거든. 그래서 과거의 어느 나이를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 곰곰 생각하시더니
@vyunvkayav
얼음
1 year
어쩌다 어른 이금희 아나운서편 보세요. 다들 지금부터 좋을거에요. 말 고따구로 하는 당신을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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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가리
2 years
약국가에는 지금도 옥시불매를 이어가는 약사들이 많습니다. 대한약사회에서는 공식적인 불매를 선언하기도 했죠. 많은 이들에게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잊혔을지 모르지만 잊지 않은 약사들도 많아서 그 결과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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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8 months
아빠는 평생 현장노동자여서 귀가 어둡고 목소리가 커. 부모님 모시고 까페갔더니 아빠 뒤 남자애가 우리쪽을 보며 존나 시끄럽네 라고 짜증을 내는거라. 아빠가 그 말 못 들은것 같아 다행이라 여기며 얼른 나왔지만 그 일 이후로 아빠는 까페에 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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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아버지는 장남이어서 농촌에 남아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손아래 삼촌을 대학에 보냈고 그는 대기업에 취직해 승승장구하며 부사장까지 승진했다. 우리집엔 차가 없었는데 삼촌이 승진하며 새 차를 받을 때 기존차를 아빠에게 줬다. 금색르망이었다. 그 차가 생기기전에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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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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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바닥 청소를 할 때마다 느껴. 절대 민폐 안 끼친다는 사람들도 다 어딘가에 머리카락을 흘리잖아. 흘릴 머리가 없어도 안 좋은 향기를 남기기도 하고 신발에 묻혀온 껌을 자기도 모른채 바닥에 다 바르기도 하고. 사람은 각자 인식하는 것보다는 민폐를 끼치고 사는게 아닐까 싶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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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지방 작은 병원에서 일할 때 연휴시작날에 음독으로 10대 학생이 실려왔어. 해독약을 거의 하루내 고용량 맞아야는데, 우리가 가진건 1시간 분량이 전부였다. 주치의는 약을 구해달라했고 약제과는 주변병원에 전화를 돌려서 십시일반 약을 모았고, 행정부장 원무팀장 부리나케 차를 몰고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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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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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도와준 선배들, 참혹하던 날의 은인이었던 그들과 연락하지 않는다. 어떤 시기를 기억에서 지운단 건 고맙던 이들도 함께 지운다는 뜻이다. 혼란한 시기의 사람은 많은 관계를 제 손으로 망쳐놓고 제 발로 고립의 굴에 기어들어간다. 나는 그 굴에 혼자 누워서 그들에게 고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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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가리
1 year
오늘 약국 앞에 고양이가 햇빛을 쬐고 앉아있었다. 몇년동안 이 동네에서 본 유일한 고양이. 약을 기다리던 남자가 쫓을까요?하길래 기겁했다. 왜 쫓느냐 정색하니, 캣맘들이 밥을 많이 줘서 벌레가 꼬이고 새를 다 죽인다고 했다. 유튜버 하나가 열어버린 혐오의 스피커를 이렇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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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사람은 대체로 자기 눈에 보이는 사랑이 전부라 느끼고 살지만, 등 뒤의 안개같은 입자들을 다 합치면 결코 적지 않을거야. 고요해보였을 학생의 병실과 그 고요를 만들려 숨가쁘던 목소리, 연신 울리던 전화벨, 엘베를 기다리지 못해 7층을 뛰어올라온 간호사샘의 발걸음같은 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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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3 months
나는 자기 심장처럼 아끼던 반려동물을 잃은 뒤 비탄에 빠져있다가도 안락사 공고를 지나치지 못하고 입양해 알콩달콩 아끼며 사는 집사님들을 좋아한다. 거대한 사랑을 잃고도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이들을 좋아한다. 이러나저러나 한 번 살다 가는 인생, 사랑으로 채우는 용기는 대단한 것. 축하해요.
@JJJJ_049
Jun
4 months
아 숨기려니까 요즘 트위터에서 할 말이 없어서 안되겠다. 얘들아 나 데이트 하는 상대 생겼다. 그래서 요즘 좀 오락가락 해. 행복한데 내가 벌써 행복해져도 되나 싶다가도 그래도 그게 남편이 바라던 일이니 행복해져야지. 이러면서 오락가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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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6 months
근처 까페알바분이 약국문을 열고 들어오며 우렁차게 “어서오세요!”라고 외침. 대사를 뺏겨버린 내가 당황해서 네네 어서왔네요 라며 어버버거림…내일 커피사러가서 복수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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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아가, 엄마는 내 대학 친구야. 필기를 정말 잘하는 사람이야. 수영을 좋아하고 계획없는 여행에 흔쾌한 사람이야. 하얀 치마가 잘 어울리고 작은 농담에도 잘 웃는 사람이야. 니가 보게 될 사람과 많이 다르겠지만 그런 사람이었단다,라고 아기에게 속삭이는데 어쩐지 내가 눈물이 펑펑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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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2 months
할머니에게 부탁을 해보자,하고 찾아감. 할머니는 빵터지시며 오케이오케이 하심. 친구는 며칠 뒤 목욕(?)을 위한 준비를 해서 찾아왔고 나는 거품내는걸 알려줬어. 한시간 뒤에 발그레한 얼굴로, 천국에 다녀온 표정으로 친구가 나옴. 우리 셋은 벽난로앞에 앉아 할머니가 구워준 애플파이를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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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비뇨기과 근처 약국에서 일할 때 매달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발기부전치료제를 30개 넘게 받아가던 젊은 남자가 있었다. 매일 먹어도 남을 수량이라 이걸 매일 드시냐 물었더니 남자가 말했다. 영업사원이라 접대 때 여자와 약을 같이 공급해야 한다고. 자신의 영업팁이라며 눈을 찡긋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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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month
그냥 먹기 미안하다고 사람들이 건넨 돈을 모아 가을에 과수원에 갖다드렸어. 할아버지는그날 딴 부사를 한아름 안겨주셨는데, 부사가 그렇게 상콤달콤하고 아삭한 사과인 걸 그때 처음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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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0 months
난 그때 우울한 20대여서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이대로 죽었으면 싶었는데 할머니는 방에서 혼자 알아듣지도 못하는 스모를 박수치며 재밌게 보셨어. 청춘보다 신난 노년을 봤는데 그 기억이 두고두고 힘이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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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아주 오래전에 문을 닫은 극장이었어.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 생각이 들어 얼른 약국에 있던 빵과 두유를 드시게 했어. 식사를 못하셨는지 너무 맛나게, 그 와중에도 소녀처럼 수줍어하시며 드셨어. 할머니의 양해를 구해 가방 안에서 수첩과 약봉투를 찾았지만 보호자의 연락처는 없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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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모시러 올수가 없고 집까지 모셔다드릴 사람도 없으니 파출소에 연락을 했어. 방앗간 갈 생각에 소풍전날 아이처럼 들떠있는 할머니를 보며 경찰을 기다리는 마음이 너무 착잡했다…마음 한구석이 계속 저릿저릿 아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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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3 months
선생님은 아기를 만나지 못했던 것 같아…잊지 않고 편지해줘서 고맙다고, 가끔 소식을 전해주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어. 그렇게 1년여 선생님과 펜팔처럼 편지를 주고 받았어. 누구는 소풍가서 벌에 쏘였구요, 누구는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았어요, 그런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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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고등학교때 담임은 의욕이 많고 수업을 잘하는 젊은 남자수학선생이었다. 여고에서 이러면 인물 무관 인기가 많은 법. 반 분위기도 좋았고 다른 반 친���들은 우리반 부럽단 얘기를 참 많이 했다. 우쭐함이 가신건 수학여행에서였다. 담임이 짧은 스커트를 입고온 친구를 지도하다가 뺨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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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약봉투의 약국으로 전화해 자초지종을 말하고 보호자와 연락이 되냐했어. 그 약국도 몰라서 병원이랑 연락을 해본대. 할머니는 소녀처럼 빵을 드시고, 나는 착잡하게 보호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어. 30분쯤 지나 보호자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네시간 거리에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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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7 months
약국에 와서 남자가 감기증상 얘기해. 열나냐 물어보면 남자는 같이온 여자를 봐. 여자는 안절부절하다 남자에게 귓속말을 해. 얘 열난대요,라고 남자가 전해줘. 약 주면 여자가 뾰로통한 얼굴로 남자에게 귓속말을 해. 얘 알약 못 먹는대요, 남자가 말해. 5세 아동도 이러지 않는다 뭐가 문제냐 대체
@duxkduxk
🍷홍홍🗝
7 months
비슷한 일 있었음.. 널널한 역 앞 카페에서 친구 기다리고 있는데 여자가 오더니 남은 의자를 가져가고 싶은지 한참을 내 앞에서 안절부절 끙끙댐.. 그래서 ;; 하고 쳐다보니까 말은 안해 한숨 푹 쉬고 남친 오니까 씨잉..히잉..끼잉...하고 리얼 말도 안하고 한참을 날 째려보고 남자가 달랫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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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그저 햇빛을 누리고 있는 고양이의 꼴이 보기 싫어 발을 구르려는 남자가 새를 퍽이나 아껴 그러리란 생각은 1도 들지 않는다. 비둘기에게도 발을 구르겠지. 혐오할 준비가 되어있는 자들은 이렇게 빠르게 미끼를 물고, 부끄러움을 모른채 입을 털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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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많은 분들을 빡치게 하여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그 일은 조상이 계란의 탈을 쓰고 저를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여러분 앞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조상이다 생각하시고 모든 노력을 멈추세요. 아끼는 후손을 지키러 무거운 몸 일으켜 식자재의 탈을 쓰고 나타난 조상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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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month
어느새 수확철이 되었더라. 무릎이 제법 나은 할아버지랑 사과를 땄지. 그해는 날이 좋아 사과가 정말 잘되었어. 할아버지가 과일컨테이너 5개 분량을 선물로 주셔서 약국에 쌓아놓고 환자들과 나눠먹었어. 아침에 문을 열면 약국 안에 사과향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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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3 months
그해 방학은 그 필통에 새 연필을 깎아 채우며 책가방을 싸기를 반복하며 꿈처럼 보냈어. 아무 잘한게 없는데 누군가 나를 아낀다는 감각은 참으로 오래 남는 평화로운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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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할머니가 아픈 곳이 많아서 병원과 약국이 데이트의 일과였어. 말수 적던 할머니와 깨발랄하던 할아버지. 이후 할아버지 혼자 한번 더 오셨는데 그 발랄하던 분이 말없이 파스 하나 사서 나가시더라. 이곳이 맘아픈 곳이겠지 싶었어. 그 이후 지금껏 두분 다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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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4 days
내가 그 분의 한시간을 그정도로 보상할 수 없음을 알아. 언젠가 나도 그런 말을 할 상황이 생기면 꼭 그렇게 말하는 걸로 갚겠다고 다짐했다. 그날은 생의 요정 하나를 만난 기분이었네. 고마웠어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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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8 months
약국을 여니 20년 안만난 늙은 친척들의 연락을 받는다. 모르는 번호들이 뭣뭣을 싸게 줄 수 있냐 묻는다. 거긴 바가지가 심해 36000원이나 한단다. 전 48000원에 파는데,라고 답한다. 연락이 끊긴다. 몇천원 아끼자고 염치불구한 전화를 하는걸 보면 당신은 잘 살고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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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영업사원의 비아그라를 내줄 때 세상의 쓴 단면을 본 기분이었는데 개를 잃은 뒤에는 내 세상이 쌉싸름해졌다. 남의 일에 쌉싸름할 때가 나았다. 이후 약국에서 가끔 그 약을 내줄 때면, 환자를 보낸 뒤 조제실에 앉아 잠깐씩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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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약을 받아왔어. 도착하는족족 환자에게 약이 들어갔고 그날 해독을 마칠 수 있었어. 며칠뒤 여러 샘들이 그 학생 오늘 퇴원해요.라고 얘기하는데 그 표정들이 어찌나 뭉클하던지. 얼굴도 모르는 학생의 퇴원약을 지으며 잘 살아라 아가, 다시 이런 식으로 병원에 올일 없길. 기도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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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그땐 인생에서 제일 좋을때란 소리 참 많이 들었는데 이게 제일 좋을 때라면 남은 삶은 ���체 어떻단 말인가 싶어 절망적이더라. 지나고보니 그때보다 좋은 날이 훨씬 많아 나이드는게 점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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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3 months
개학하고 학교에 가니 담임샘이 바뀐거야. 우리 선생님은 출산하고 복귀를 못하셨대. 편지쓰려면 여기로 쓰라고 주소를 알려주셨어. 나는 이틀내내 울면서 편지를 썼고…생각치도 않았는데 답장이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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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그 때의 내가 딱하다. 술을 많이 마셔서, 종종 창문을 열어놓아서, 담배를 피워서, 밤늦게 놀다와서, 나의 과오에 탓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인지하게 되었다. 그렇다하여 남의 방을 침입할 생각을 하는게 훨씬 비정상적인 사고임을, 내 과오가 아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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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난 지금이 좋은거 같아, 하시는거야. 띠용한 내가 왜요???물으니 음. 20대엔 너무 가난했고. 30대엔 하고싶은게 많은데 해낼 능력이 없어 힘이 부쳤어. 지금은 마음 먹으면 해낼 능력이 있고 그럴 바탕을 만들어놓았어. 자기도 지금 30대가 참 좋을텐데 40대는 더 좋아. 안 믿기겠지만 진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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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그때 내눈엔 그분이 하나도 안 멋져보여서 아 예 하고 말았지. 근데 이상하게 그 말이 오래 남더니 40대가 되어서야 알겠더라. 나에게 나이듦을 기대하게 만든 처음 사람이었는데 책에서 백번 읽은 것보다 실제로 겪은 이의 목소리를 들은게 훨씬 단단하게 남은거 같아. 지나고보니 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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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3 months
그전에 나는 한 직장에 6개월을 못 다녔다. 퇴직금 받으려 1년 채우려다 우울증 걸려 관두고. 그런 내가 십년쯤 잘 다닌건 저런 이유였을거. 퇴사 후 가끔 연락을 드리면 70넘은 노인이 오랜만이예요 약사님,하며 꼬박꼬박 존대하신다. 어떻게 늙어야할까 생각할 때 늘 1순위로 떠오르는 나의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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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이 남자는 일은 언제하고 돈은 어찌 벌어 저렇게 아름다운 곳에 다닐 수 있는걸까…직장에 갇힌 나와 집에 갇힌 내 새끼들이 어떻게 해야 저런 풍광 아래 살까.
@Kihang
kihang
1 year
매일 이 영상 보고 자는게 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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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5 months
내가 뭔가 잘못해도 내 편이 있단걸 가르쳐준게 애인이었고 이후의 애인들이었다. 지금은 간장 한병을 쏟아도 대수롭지 않은 사람이 되었는데 이것이 소모적이고 부질없기만 한 것 같던 연애의 결과물이라는게 참 기묘하고 좋다. 벗어나지 못할 것 같던 족쇄를 끊어준 한때의 사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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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대학병원 앞에서 일할 때 아기의 비아그라처방을 조제할 때가 많았다. 폐동맥 혈관수축방지목적으로 아주 작은 용량이 처방되었는데, 깨 한톨 분량이 한포한포 정확히 들어가게하려 아기 한명의 약을 한 시간 넘게 지었다. 그한 알에 기대어 사는 수많은 아기들이 있음을 그 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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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더 긴 시간이 지나 숙모도 돌아가셨고 몸이 마비된 삼촌은 혼자 남았다. 나는 2년간 휴일없이 일해모은 돈으로 작년에 아버지께 새 차를 사드렸다. 부모님은 70대의 나이에 캠핑을 시작했고, 평생 없던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농막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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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2 years
우리 왜 이렇게까지 머리를 잘 쓰면서 살아야할까. 우리는 왜 이렇게 남의 통화에도 숨이 턱 막힐까. 여자에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이 나라는.
신고자분도 진심 대단한게… 저 무서운 상황에서 친구랑 전화하는 척 경찰에 신고한 뒤 알기 쉽게 위치 전달+흰색 구두 신고 있어서 발아프다며 슬쩍 인상착의 알려주고 술 안 마셨다고 함서 장난전화 아닌 거 확인시켜줌… 대처 너무 잘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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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약국을 열었을 때 차비를 빌려달라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노숙자 노노 멀쩡히 생긴 이들이 전번도 주고 갔지만 알고보니 다 본인이 아니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다가 점점 내가 마상을 입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 이게 마지막이다,라 생각했던 날 처음보는 젊은 남자가 차비를 빌리러 왔다.
@museun_happen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1 year
"제가 미혼모에 임신 중인데 너무 배가 고파서... 돈이 없어서 염치없지만 부탁드립니다." (나머지 타래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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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내 반려견은 노년에 폐동맥고혈압으로 비아그라를 오래 먹었다. 동물병원에 한번 다녀오면 집에 비아그라가 더미처럼 쌓였다. 영업사원의 집처럼. 약이 떨어질까 발을 동동 구를만큼 한알이 귀했다. 그 한알에 기대어 사는 날이 내게 올 줄은 몰랐던거지. 사람일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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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주작이네 헤테로바이럴이네 인용이 많지만 서비스업 종사자는 모름지기 여러 세계를 보게 되는 것이예요 빡침만 남기는 진상보다 퀴어든 헤테로든 다정함의 모먼트가 이 함미의 맘에 훈훈히 오래 남을 뿐입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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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나는 이사를 했고 모든 연락을 끊었다. 일은 그렇게 일단락된듯하나 그 날 발에 밟히던 돌조각들과 혼자 덩그러니 서있던 계단의 촉감이 지금껏 생생하다. 왜 처벌을 원하지 않았을까 불쑥 화가 날 때가 있다가도, 그 날의 내 마음 역시 한편 이해한다. 스물 둘의 내 용기는 그정도였고 지금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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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3 months
다른 소고기 회식 때에는 새우를 들고 오심. 그땐 냠냠 먹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직원이 수백명에, 팀장이 이삼십명이던 직장에서, 소고기 못먹는 애 하나를 늘 따로 챙겼던거라. 그것도 십년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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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그간 빌려준 차비는 한 번도 돌아온 적 없으나 이제 마지막이니 상관없었다. 전번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으나 그는 전라도oo의 초등학교 선생이라며 전번과 블루투스 이어폰을 건네었다. 나는 전화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흘후 그가 찾아왔을때 못 알아보았다. 봉투에 넣은 2만원을 건넬 때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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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중년의 여자분이 약포지에 든 비아그라를 가져와서 무슨 약이냐 물었던 적이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예요,라고 대답하자 우리는 같이 안 잔지 십년이 넘었는데 이게 왜 바지에 있죠.…라고 말끝을 흐리다가 그 자리에 선 채로 우셨다. 나는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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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그다음 명절 아침에 다같이 식사를 하다가 비슷한 얘기가 나오자 아버지는 상을 던졌다. 다시는 아무도 오지말라고, 이 집 대는 여기서 끊을테니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했다. 이후 우리는 처음 평화로운 명절을 보내기 시작했다. 식혜 갖고오란 삼촌도 없고 설겆이대신 피아노만 치던 숙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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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니가 맞은 것도 아니면서 왜 설쳤냔 질문을 수없이 받았었다. 아마도 오랜 기간 보아온 폭력, 친구들이 맞는 걸 보고만 있었던 무력감의 누적 때문이었을 것이다. 당시엔 담임보다 폭력적인 교사들이 넘쳐났고, 폭력의 피해는 그 폭력앞에 침묵했던 이들에게도 싸락눈처럼 쌓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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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3 months
어느날 이사장님이 소고기집 회식에 오라셨는데 난 소고기를 안 먹거든. 반찬이나 먹을 생각으로 갔더니 메뉴에도 없는 기깔난 철판 더덕구이가 내 자리에만 있더라. 소고기 못먹는 애가 먹을만한걸 사흘전에 식당에 부탁하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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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학생들의 요구는 담임이 이 학교를 떠나라는 것이었다. 그는 사직서를 냈으나 앞날이 창창한 가장이라는 이유로 교장교감이 반려했다. 학교측의 비난이 학생들에게 돌아왔고 학부모들을 소환하며 압박했다. 협상은 없었다. 이렇게 저항해도 아무 달라진 것 없이 2년이나 지나갈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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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그는 흡,하고 소리를 내나 싶더니 온 눈가가 벌겋게 되었다. 미안하다, 정말로 미안하다, 라고 말하며 그가 울었다. 여러번 사표를 냈다는 걸 나도 알고 있었다. 지옥같은 2년이었을 것이다 그에게도. 나는 졸업식날 그에게서, 그가 다시는 누구의 뺨도 때리지 못하리란 걸 보았다. 그것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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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8 months
나이가 더 들면 나도 배척당할 거야. 공간의 성격과 맞지 않다거나 내 연배 사람들이 끼친다는 민폐를 이유로. 폭력적인 배척이 아니어도 읽지 못할 간판, 주문부터 막히는 장치도 비슷한 얘기. 사람은 모두 아이였고 결국 늙는다는 것을 잊게 만들면 우리가 그림자에서 사는 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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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할머니는 모든 유산을 아들있는 삼촌에게 상속하여 정작 할머니를 모시고 살던 우리는 내내 가난했다. 아버지는 IMF로 직장을 잃었고 엄마는 화단에 꽃을 심으러 다녔다. 나는 서울대에 붙었지만 등록금이 없었다. 엄마는 삼촌에게 입학금을 빌려달라 부탁했고 거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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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Elyse_another 그 잠을 깨우지 않으려 살금살금하는 단아한 움직임 덕에 고요해지는 집공기, 그러자 들려오는 작은 숨소리, 그 사이 아무 나쁜 일도 생기지 않을 것 같은 안도감. 저도 그 시간을 몹시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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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내가 대학 2학년때 삼촌이 뇌경색으로 몸반쪽이 마비되었다. 엄마가 문병을 가라해서 나는 몇년만에 삼촌을 보았다. 숙모는 나를 반가워하며 나이드니 같이 여행다니는 딸있는 사람이 부럽더라, 너랑 나랑 엄마딸처럼 지내자했다. 나는 다시 병원에 가지 않았다. 엄마에겐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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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8 months
니 어릴 때 내가 얼마나 예뻐했는데,라는 노인도 있었다. 무려 많더라고. 그렇게 아낀 이들이 많았는데 왜 내 책가방은 6년내내 똑같고 늘 빵꾸가 나있었을까. 맘으로 아껴놓고 돈으로 받을 생각은 마십사. 모내기도 안해놓고 추수할 생각은 마십사. 숟가락은 자기밥그릇에만 얹으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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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긴 시간이 지나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모두를 만났을 때, 사촌오빠들은 할머니 제사에 난색을 표했다. 대를 이을거라 유산은 모두 받아갔지만 제사는 안된다고 했다. 삼촌은 그렇게 답하는 아들들이 부끄럽다고 말했지만 나는 아무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아직 지우개와 르망을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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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전에 연예인 포폴사고 터졌을 때 검경+식약처 합동으로 대대적인 점검이 떴었거든. 내가 일하던 병원에도 나왔었어. 그 병원은 내시경 때문에 포폴을 많이 썼고 지방 소도시라 연예인이든 누구든 주기적으로 오는 사람이 없었어. 왜 점검대상으로 선정됐냐 물어보니
@500ml7_
1 year
근데 이거 유아인만 팰 게 아니라..... 저 정량의 10배씩 되는 프로포폴들 병원 돌아다니며 맞은 거잖아. 이런 일이 벌써 몇 번째인데 한번이라도 병원이 처벌 받은 적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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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외국 출장을 자주 다녔던 삼촌은 어느 명절에 일본에서 선물을 사왔다고 우리를 불러앉혔다. 설레는 우리 손에 건네어진 건 지우개였다. 참 좋은 지우개였지만 그저 좋았으면 30년을 지난 지금도 기억나지는 않겠지. 삼촌은 의도가 있든없든 대체로 이런 식의 모욕감을 선사했다. 차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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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웃었단 이유로 뺨을 맞았던 친구, 런닝을 안 입었다고 얼굴로 출석부로 얼굴을 후드려맞은 친구, 졸았다고 엉덩이를 몽둥이로 맞아 걷지 못한 친구, 문제를 틀렸다고 허리띠로 맞은 친구, 일상처럼 이어져온 폭력의 장면들 앞에 다음차례는 나인가 싶어 숨죽이고만 있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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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1 year
초졸에 딸만 주루루 낳은 엄마는 사는내내 구박을 받았다. 설날엔 삼촌 고모네가 몰려와 아들 안낳을거면 이혼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추석엔 사촌오빠와 나를 바꿔서 대를 이으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걸 눈 앞에서 들은 나는 밤잠이 얕아졌다. 엄마가 화장실을 가면 도망가는줄 알고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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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43210987
로맹가리
2 years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주저앉은 옥시도 있습니다. 스트렙실 개비스콘 아예 안 갖다놓는 약국 지금도 많아요.
@eltnam
Katze König
2 years
불매운동으로 영업이익 죽은기업 - 남양 - 피존 - 유니클로 얘들 옛날 위상을 생각해보세요. 나름 효과가 있다니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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