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 웃으며 들어주고, 요즘 내 달리기 근황도 얘기하고. 그러다 밖을 보니 작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해가 나있었다. 그대로 짐을 싸서 친구와 인사를 하고 나와 집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지하철 타고 갈 생각이였는데 해가 비치고 바람이 불고 날씨가 너무 적당한 내가 정말 좋아하는 날씨.
어제 비가 와도 열심히 걸었고, 오늘도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갔다. 점심에 해먹은 가지요리가 맛있길래 시장에서 가지 한묶음을 사고 친구네 가게에 가서 친구가 내려준 맛있는 라떼를 마시면서 책도 몇자 읽고. 오늘부터 수영 중급반에 올라가서 호되게 당하고 왔다는 친구 얘기를.
가끔 그런 날이 있다. 평소에 잘 하지않던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마음이 깜깜해지는 날. 어제와 오늘, 평소처럼 달리고 밥도 해먹고 장도 보고 다를 게 하나도 없었는데 그랬다. 은연중 가지고 있던 걱정이나 고민이 깊어지면 당장 해결할 수 있는게 없다는 걸 알면서 그저 우울해한다.
몰래 울기도 했는데. 결국 방법이 없어서 계속 했다. 지금은 괜찮다. 여즉 이런 순간들이 수시로 찾아오긴 하지만, 그래도 아�� 전보다 종이 한장만큼의 차이라도 더 나아졌겠지. 하며 해나간다. 앞으로도 종종 찾아오겠지만 그래도 별 수 없을거다. 계속하는 거말고는 달리 방법이.
-일평생을 해도, 잘되지 않는 것도 있어. 그래도 계속하는 거야. 한때 이런 이유로 오래 어두운 감정에 매몰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그만둘 수도 없기에 언제나처럼 출근을 하고 손에 붙지않는 일을 꾸역꾸역 했다. 그러는 동안 난 왜 이것밖에 못하지, 옆에 있는 동료와 나를 비교하며 움츠러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