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부동층이던 20대 여성은 윤석열 당선자의 ‘젠더 갈라치기’ 전략에 반발하며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막판 결집했다. 결과는 역대 최소 득표율 격차(0.73%P)였다.
2.3%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겐 12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보내며 지지를 표했다.
“난 너무 힘들게 살고 힘들게 촬영하기 때문에 다른 순간엔 웃고 쉬고 싶어요. 연기는 토론이 아니라, 유 저스트 두 잇 데어(You just do it, there·그냥 거기서 하는 것)…
어떤 사람은 그래서 날 싫어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래서 날 좋아하고. 그게 세상이죠 뭐.” -윤여정
손가락을 ‘딱’ 부딪쳐 특정 집단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우주 빌런이 2022년 대한민국에 상륙했다고 가정하자. 빌런은 60세 이상 여성들을 데려가겠다고 마음먹었다.
딱! 그들이 증발하자, 대한민국은 마비됐다. 필수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 4분의 1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책에 실린 7편 모두 지독하게 일상적인 삶의 전장에 선 여성들 이야기다.
“‘임파워링’ 되지 않는 여성서사에 관심이 있어요. 지지부진하고, 돈도 별로 없고,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일해야 하고, 늙으면 돌봐줄 사람도 없는. 멀리하고 싶지만 멀어질 수 없는 삶의 이야기요.”
“주변에 지나가는 20대 남자들이 그냥 신고 처리하고 있었을 뿐인 저를 보고 ‘오또케’ ‘오또케’ 이러더라.”
‘남녀 경찰관 초점집단 면접조사(FGI)’에 참여한 일선 경찰관의 호소다. ‘오또케’로 상징되는 여경 혐오는 제1야당 대선후보의 공약보도 참고자료에도 등장했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20대 여성 15.1%가 소수정당·무소속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집단에서 볼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의 시선은 온통 ‘20대 남성’에 쏠려 있다. 선명한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고도 해석 대상에서조차 배제된 20대 여성들 이야기를 들었다.
영화 <다음 소희>는 2017년 벌어졌던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다. 전주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18)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만두면 되지’. 영화는 그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간극을 보여준다.
“왜 나를 입양 보냈나요? 그것도 소아성애자에게? 우리 부모님은 나를 버린 적이 없는데!”
여자가 한 질문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KBS <시사직격>은 13세에 프랑스로 입양된 김유리씨의 뒤를 따라 걸으며 ‘우편배송아기’라 불렸던 한국 대리입양 제도 피해사례와 만난다.
유대교 종파인 하시딕 공동체는 나치에 희생된 600만명의 복원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여성들에게 출산에 전념할 것을 강요한다.
17세에 결혼해 19세에 아이를 낳고 22세에 공동체를 ‘탈출’한 그는 자신보다 먼저 공동체를 탈출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찾아 읽으며 용기를 냈다.
전북 진안에서 나고 자란 9년차 농업인 이슬씨(31)는 ‘즐거운 소농’을 꿈꾼다.
“17살 때 아버지가 ‘밥값은 하라’고 하셔서 콤바인 운전대를 처음 잡았어요. 해는 지고 달은 뜨고 별은 있는데 메뚜기가 뺨따귀를 때리면서 뛰어다녀요. 그때 느꼈어요. 이런 삶도 괜찮겠구나.”
“토양만 갖춰지면 잘 자랄 수 있는 애들인데,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같이 일했던 여자 후배가 제가 발령난 후에 결국 그만뒀다면서 ‘선배가 있었으면 안 그만뒀을 것같다’고 하는 거예요. 그때마다 다짐해요. 판을 바꿀 수 있는 위치까진 무조건 버텨야겠다고.”
"괴롭힘과 공격에 시달린 강사들이 소년들에 대한 반감이 많아지는 걸 보면서 ‘아, 먼저 남성 청소년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잘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0년대 초부터 성평등 강의, 마을 교육을 해온 지현은 ‘공존’을 위한 해답으로서의 ‘소년’에 주목한다.
뿌리는 반박할 자료가 “차고 넘치”지만 말하지 못했다. 넥슨은 해명기회를 주지 않았고, 온라인 심판은 끝난 뒤였다. 용기를 낸 이유로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고 했다.
▶ ‘납작 엎드리는’ 모습 보여야 했다…‘집게손가락’ 논란에 입 연 뿌리의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