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발이 될까봐 말을 아끼고 있었는데, 최준호 오늘 정말 멋진 모습 보였다.
1회초 연타석 피홈런에 이어 볼넷을 내줄 때 연이은 첫승 실패로 흔들릴만도 한데, 주눅들어 피해가지 않고 양의지 리드하에 꿋꿋하게 타자와 정면 승부하는 모습 아주 칭찬한다.
의미있는 첫 QS 축하받을 자격 충분하다.
[이승엽 감독 "사실 8회 말 전 김택연 선수가 불펜에서 조금 안 좋았다고 하더라. 그래도 8회에 올린 만큼 1이닝은 맡기고 싶었다.”]
상태가 안 좋다는 보고를 받고도 굳이 올렸다? 결국 감독 욕심 때문에 김택연이 무너진 거네. 매번 막으니 또 막으려니 하는 습관적 기대 때문에 선수는 멍든다.
오늘 경기 드라마틱 했네..
투수가 늘 완벽할 수 있나..
김택연도 언젠가 한번 호되게 털릴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오늘 실점에 대해 실망은 안 하는데, 단지 ERA가 1점대에서 급상승으로 신인왕 경쟁에 영향을 줄 게 아쉬운 거지..
그래도 털린 날 이겨서 다행이다.
[A구단이 국가대표 선발투수를 LG에 보내고 LG로부터 다수의 유망주와 젊은 선수들을 받는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국대 투수 중 각팀 선발은
SSG 김광현,
NC 구창모,
삼성 원태인,
두산 곽빈,
기아 양현종, 이의리,
KT 소형준, 고영표.
A구단은 어디고, A구단이 제시한 투수는 누굴까?
어제 최준호 호투가 더욱 빛났던 건,
홈런 한방 외에는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거.
물론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주자를 내보내면서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건, 강한 멘탈을 바탕으로 경기운영능력을 갖췄다는 거고, 대형 투수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
정철원 볼넷 밀어내기 탓할 수 없다.
오늘까지 개막이후 네 경기 연속 출전이다.
얘기했잖아.. 연속 출전 정철원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오늘은 정철원 없다고 생각하고 불펜운영을 했어야지.
내일 같은 상황이면 또 어쩔 건데.
시즌 개막하자 마자 막바지 순위 다툼하 듯하니..
[김택연 "내가 던질 때 생각했던 이미지가 있고, 실제 던졌던 공이 어땠는지를 또 확인한다. 변화구는 피치 터널에서 슬라이더가 많이 벗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요새는 그 여부를 많이 확인한다. 인 하이 코스를 던질 때 타자 반응도 본다"]
셀프 투수코치인 열 아홉살 신인.
KT 패하면서 옆집 정규시즌 우승 확정.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인데 하필이면 경기 없는 날 타력 우승이라 엘팬들 많이 아쉬울 듯.
우승의 백미는 시즌 마지막 날 그것도 환타스틱하게 9회말 역전승으로 1위로 올라서며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2019년 두산의 우승이지.
그 때가 그립다.
입방정이 될까봐 침묵모드로 있었는데,
장원준 오늘 정말 대박.
수 년만에 1승 추가하기가 힘들었지 이제 해보니 승리투수 별 것도 아니잖아..
지금 구속이 유희관 전성기에 결코 뒤지지 않으니, 등판간격 조정하고 오늘같이 빠따와 불펜이 조금만 받쳐주면, 유희관 모드로 금년 140승도 갈 수 있겠어.
[김기연 "일단 감사하다. 어떻게 보면 큰돈을 주고 팀에서 영입해 주신 거니까. 정말 감사하다. 또 이제 이렇게 선발 기회를 받는 게 올해 처음인데, 초반부터 기회를 받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
네가 감사할 일이 아니다.
스스로 기회를 잘 잡아줘서 우리가 감사하다.
최준호 금년 목표가 5승이라던데,
내가 바라는 건 5승보다 7QS다.
아무리 잘 던져도 빠따들이 멍청하면 승이 따라오지 않으니, 그냥 네 몫만 묵묵히 하자.
어영부영 득점지원 받아 5이닝 던지고 승 먹는 거보다 QS가 훨씬 믿음직하고 든든하다. 팀 마운드 운영에도 기여가 되고.
이제 5QS 남았다.
5연투 완봉승보다
김택연이 정말 놀라운 건,
7이닝 98투구에 볼넷은 단 1개라는 것.
5연투 기간중 178구를 던지면서도 흔들림없는 제구가 된다는 건 공을 끝까지 눌러던지는 악력과 체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
178투구에 탈삼진 20, 볼넷 2이면,
환타스틱 언빌리버블이다.
김태형 "양찬열 선수는 그냥 바로 가서 잡으면 되는데 계속 돌아서 왔다갔다 해요. 양찬열 선수 위에 공이 뜨면 '아.. 이제 잡았겠다' 싶은데 계속 뛰고 있어요.^^"
타구 판단이 느린데 부지런하다는거지.
두산 선수들을 속속들이 잘 아는 김태형이 해설을 하니 깨알같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재밌네.
김태근은 대주자로 나가 이 스코어에 왜 3루 도루를 하는가..
너를 대주자를 쓴 건 안타가 나왔을 때 라모스보다 한 베이스 더 가라는 거지, 기쓰고 3루를 훔치라는 게 아니잖아.
김재환 안타로 얻을 수 있었던 추가점을 쓸데없는 과시욕으로 주자와 추가점을 다 잃고 아웃 카운트만 얻었다.
늘 얘기하지만, 스퀴즈는
감독의 배포, 타자의 작전수행능력, 주자의 주루센스에,
감독-타자-3루주자 서로간에 절대적 신뢰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는 작전.
10회말 이승엽 감독은 초구에 사인을 냈고,
정수빈은 절묘한 위치에 정확한 번트를 댔고,
박계범은 정수빈을 믿고 주저없이 스타트를 끊었다.
올 시즌 내게 가장 실망을 안긴 선수는 김재환 홍건희 정철원이 아닌 허경민.
누구든 시즌 중 슬럼즈를 겪을 수 있지만,
타율 장타율 OPS 타점 등을 종합할 때 허경민은 근 10년 이내 커리어 로우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게 주장으로서의 무게감 때문이었다면, 허경민은 캡틴 재목은 아닌 것이다.
▷ 양석환 주장 "승리는 기쁘지만, 오늘 경기에서 반성해야 할 점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 이승엽 감독 "쉽지 않은 경기에서 선수단 모두가 합심해 귀중한 승리를 만들어냈다."
감독이 전체 팀 분위기를 아우르는 역할이 필요한 건 맞지만, 팀을 직시하는 관점이 너무 다르니 혼란스럽다.
▣ 박준영 안타시 볼 카운트
▶ 7/7 (금) 두산 1군 데뷔전
0B 2S 2루타
▶ 7/9 (일)
3B 2S 안타
1B 2S 3루타
2B 2S 홈런
▶ 7/12 (수)
1B 2S 2루타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묘하게
모든 안타가 2 스트라이크 이후에 터졌다.
그만큼 투수와의 승부에 끝까지 집중한다는 것. 대충이 없다.
지난 시즌 9위를 하고도 팬들이 희망을 가졌던 건, 정철원이라는 미래 마무리 투수의 출현에 기대를 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년엔 FA 양의지 외에 모두 기존 선수다. 내년에 대한 희망을 걸만한 새 얼굴이 없다.
신임 감독 첫 해에 새 얼굴 육성에 실패했다는 게 팬들이 실망하는 이유다.
7연승에 6월 24일 이후 11경기 무실책 경기라니.. 승패 마진도 -3에서 +4.
곰탱이들이 떼 지어 마늘밭 서리를 다녀왔나.. 점차 환생하는 듯하다.
묘하게도 브랜든이 합류하며 선발진이 원활히 돌아가면서 불펜도 안정되고 타선 응집력도 덩달아 살아나는 분위기.
전반기 남은 4경기 마무리 잘 하자.
투수교체 등 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졌으면 이리 분하지만은 않을텐데, 빡침이 치받아 올라오는 건, 무사만루에 역전타가 터질 때까지 투수교체는 커녕 타임 한번 없이 박치국을 방치했다는 것.
이승엽 감독은 총력전을 선언해놓고도, 적어도 11회말만큼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백기투항을 해버렸다.
SNS 프로필 사진을 잘 바꾸지 않는데, 사진만으로 나를 인식하고 있는 분이 실제 나를 만났을 때 동일인이라 인지를 못하면 이것도 일종의 사기라는 생각이 들어 바꾸기로 했다.
나이 드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게 인지상정이라면, 바꾼 사진이 얼마나 오래 쓰일런지 궁금하다.
한때의 강하, 굿잡~
양석환이 팀에 녹아들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융화되는 걸 보면, 옆집에서 비주류처럼 있다 주류가 되어 해보고 싶은 거 다 하고 있는 느낌.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열정적인 덕아웃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게 FA를 의식하며 마치 '나 여기서 말뚝 박을 거니 알아서 하쇼~' 하며 시위라도 하는 듯하다.
장원준은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다.
이참에 체력관리도 할겸 6선발로 해서 요일별 담당 스페셜리스트 체제로 가자.
시리즈 마무리인 목요일과 일요일은 에이스급인 알칸타라와 곽빈이 맡고,
시리즈 시작인 화•금은 Two 원준이 선봉에 서고, 중간 수•토는 막내라인 승용 동주가 담당하는 걸로.
[엽감독 "요즘에는 위기가 되면 택연이가 가장 생각나는 것 같다. 기록을 보진 않았지만, 더그아웃에서 보면 불펜에서 스트라이크 비율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기록을 보진 않았지만'
아마추어도 아니고..
김성근 처럼 하고 싶어도
김성근이 될 수 없는 이유.
아울러, 김택연이 걱정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