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규 애 가져도 진짜 돌봐주는 사람 하나 없을 것 같다 어느 날 배가 너무 아픈데 혼자는 견딜 수가 없어서 핸드폰 꺼내드는데 진짜 전화할 곳이 119뿐이겠지 사이렌 소리로 작은 동네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아서 겨우 택시 잡아서 병원 갈 거야 응급실 가서 이런저런 검사받다가 갑자기 무서워지지
수진인규 아기 어렵게 가졌으면 좋겠다 인규 몸 은근 약해서 몇 번 아기 떠나보낸 적도 있고... 겨우 자리 잡은 게 밤탱이인데 임신 기간부터 순탄하지 않았을 것 같지 입덧 너무 심하게 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픽픽 쓰러지고 수진이 퇴근하고 와서 인규 겨우 일으켜서 미음 먹이는 게 일이었어
인규는 망설여져. 집으로 가면 태주도 희수도 자기가 애 가진 거 알게 될 테니까. 좋은 시선 못 받을 거고, 자긴 없어져야 마땅할 존재라고 생각하니까 가기 힘들겠지. 돈만 덜렁 들고 갔는데 문 앞에서 뭐라도 사 와야 하나 싶어서 등 돌리는 순간 문 열리고 태주랑 눈 마주칠 것 같다.
아빠 아빠 나랑 오래 오래 같이 살 거지?
그럼 아빠가 우리 밤탱이 두고 어딜 가
아빠 내년에 겨울에도 나랑 눈사람 만들자
응 아빠가 토끼 모양도 만들어줄게
밤탱이 앞에선 아무렇지 않게 굴어놓고 밤엔 수진이 품에 안겨서 우는 인규 보고 싶다 저 작은 애 두고 김수진 두고 어떻게 가나 싶어서
이름 부르는 거 좋아하는 도밤톨 너무 귀엽겠다 인규 다른 사람들 이름 물어보는 건 그렇다 치고 둘 것 같은데 무진이 이름 물어볼 땐 식겁할 듯... 이름이 모예요? 물어보면 3초 침묵 후에 최무진, 하고 답해주면 체무진?! 하고서 이름표 스티커에 꼬물꼬물 적어서 가슴팍에 붙여줄 도밤톨...
습관적으로 헤어지자고 하던 박인규 이희수가 그러자고 했을 때 표정이 어떨까 자기가 헤어지자고 말해놓고 차인 것처럼 굴겠지 희수 하루 일과 빠삭하게 알고 있으니까 일부러 맨날 동선 겹치게 신호등 떨어져서 걸으면서 온갖 티 다 낼 듯 그거 알면서 절대 뒤 안 돌아보는 이희수 보고 싶다
태주 발걸음 소리 들리니까 뒷걸음질 치는데 걸음걸이도 이상해. 정태주, 너, 얘 뭐야. 떨리는 목소리로 돌아보면서 묻는 김수진 눈은 벌써 후회로 가득할 거야. 우리가 얘를 사지로 몰았구나 싶어서. 형들 싸우지 마. 내가 나갈게.... 하는 인규 여전히 수진이랑 태주 얼굴 못 봐.
임신튀한 정태주로 수진태주 주세요 갑자기 사라진 정태주 때문에 미치겠는데 이상한 소문만 들려오고... 정 이사님 많이 아프시다던데, 회장님한테 팽 당했다던데, 어떤 남자랑 살림 차렸다던데, 그런 소문들 안 믿어가면서 정태주 겨우 찾았는데 삐쩍 말라서 배만 나와있는 태주 만나는 거요...
정태주 장례식에 간 김수진... 태주한테 마지막으로 걸려온 전화를 못 받은 게 한으로 남았어 사망 추정 시각이랑 전화 걸려온 시간이 얼마 차이가 안 나겠지 태주도 원래 일할 땐 전화 안 하는데 오늘은 진짜 뭔가 느낌이 안 좋아서 건 전화였겠지 정태주 손엔 바로 어제 맞춘 결혼반지가 껴져 있었어
결국 밤탱이 생일날 찍은 가족사진은 셋이 남긴 마지막 사진이 됐어 그때 찍은 사진에서 자른 게 인규 영정사진이 됐겠지 작은 아빠는 어디 갔냐고 묻는 밤탱이 품에 안고 재우면서 하늘나라로 여행 갔다고 이제 푹 쉬러 갔다고 하면서 누구보다도 인규 생각할 김수진이 보고 싶었어...
내 심장이 우리 형 거라서? 비아냥대는 말에 강재가 뺨 한 대 갈기면 비틀거리다 일어나서 자기 심장 있는 쪽에 도강재 손 가져다 올려놓는 박인규... 아저씬 평생 나 죽는 꼴 못 볼 걸? 계속 그렇게 살다 태주도 강재도 없이 정말 주변에 아무것도 없��� 버려지는 박인규...
수진태주 김수진 정태주 일하다가 어디 크게 다치기라도 하면 바로 리베르 회장실 쳐들어갈 것 같다 태주 애인이라는 거 아니까 순순히 열어주시는 회장님.... 한 번만 더 애 저 지경으로 만들면 당신도 똑같이 만들 거라고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하는 눈에 살기가 있어서 역시 끼리끼리 만나나
필도태주 적어도 애 셋은 낳을 것 같지.... 전필도 양팔에 딸내미 한 명씩 안고 있는 거 너무 잘 어울림 이제 막 걷기 시작한 막내아들은 태주 손잡고 걷고.... 동훈이랑 무진 처음에 딸 쌍둥이라는 거 들었을 땐 태주 고생시킨다고 전필도 더 미워했는데 셋째까지 가졌다는 소리 듣고 나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