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날 때는 순간적으로 욱하면서 분노 호르몬이 급상승한다. 분노 호르몬은 15초면 정점을 찍고 분해되기 시작한다. 15분이 지나면 거의 사라진다. 분노 관리에서 15라는 숫자는 중요하다. 한번 기분 나쁘게 한 것은 열다섯 번 기분 좋게 해야 만회할 수 있다.
서울 백병원 우종민 교수
트위터에도 있죠. 유독 더 마음 가고 눈길 가는 사람. 그냥 타임라인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사람. 말이라도 걸어주면 심쿵하며 절로 미소가 번지게 하는. 때로는 그 한 사람 때문에 트위터가 마음 꽉 차게 만족스러울 때도 있죠. 마음과 마음이 오고가는 트위터가 호감으로 가득차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필기감이 좋다는 펜은 다 써 본 것 같다. 오래 정착했던 펜이 제트스트림 0.7미리. 이번에 정말 필기감이 좋은 펜을 발견했는데, 카고 퓨어 소프트 젤펜 0.5미리. 하나를 사서 끝까지 써 보고 넘 좋아서 10개 세트를 주문했는데 11,500원. 좋은 건 공유하는 게 미덕이라고 배웠다.
“우리는 공통점 때문에 친해지고 차이점 때문에 성장한다.”
오래 전에 했던 메모들을 보다가 발견한 심리학자 사티어의 문장이다. 때를 따라 만나는 관계들이 나를 더욱 다정하게도 하고, 충돌 속에서 성장하게도 한다는 것. 더 나아가 차이점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성숙이겠다.
1. 햇볕 2. 휴식 3. 운동 4. 음식 5. 자신감 6. 친구
아버지가 건강을 위해 챙겨야 할 여섯 가지라며 톡을 보내셨다. 여섯 개의 단어를 보는 것만으로도 평안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실제로 매일 챙긴다면 숨어 있던 슬픔, 절망, 우울까지도 기쁨으로 바뀌어서 춤을 출 것만 같다.
오래전에 교사인 친구가, 학부모가 자녀를 소개할 때 "우리 아이가 많이 산만해요."라고 얘기하면 소개를 듣는 순간부터 자기도 모르게 아이가 언제 산만해지나 지켜보게 된다고 이야기한 이후로 앞으로는 어느 누구라도 소개를 할 때 장점만 말하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편견에 잡히는 건 순간이다.
동료가 조용히 찾아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강아지를 키우거든요. 근데..." 울게 그냥 두었다. "근데 애가 아파요. 이젠 약으로도 안돼서 제가 어느 날 걔 때문에 늦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미리 말씀드려야 할 거 같아서요." 하고 또 한참을 운다. 가족인데 당연하죠. 암요 암요.
영상 메모,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의 90%는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다. 이 90%는 대부분 중간에 포기한다. 거꾸로 얘기하면 "끝까지 하면 상위 10% 안에 무조건 든다." 극상위권은 아무 생각이 없다. 어떤 이유로든 아무 생각없이 끝까지 버티고 얻어갈 것을 얻어간다. 시작했다면 끝까지 가야 한다."
아무 이유없이 그냥 좋은 사람이 있다. 살아오면서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인 사람에 대한 나만의 감각이 그런 결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이유없이 그냥 좋음”으로 나타나는 것일테다. 곁에 있든, 멀리 있든 날 어떻게 생각하든 늘 좋은 마음이 되고마는 내 눈에 좋은 사람아, 내내 행복하길...
손님 오시면 커피 안 드시는 분들께는 오렌지 자몽 블랙티를 드렸는데 다들 맛있다고 하셔서 가실 때 몇 봉지씩 드리기도 했다. 오늘 주문하는데 유독 맛있어 하시던 지인이 생각나 그분의 딸에게 몰래 주소를 물어보고 함께 주문했다. 아무쪼록 드실 때마다 기분이 상쾌해지셨음 좋겠다.
“차량에 실내등 켜져 있습니다. 방전되기 전에 끄세요.” 뭔가를 확인한다고 켰었는데 그냥 내린 모양이다. 얼른 내려가서 껐는데 아찔했다. 이 시간이면 많은 사람들이 봤을텐데, 한 사람에게 연락이 왔다. 커피 쿠폰을 보내 드렸더니 행복한 주말 보내라는 답장이 왔다. 늘 그 한 사람이 귀하구나.
질본의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뼈저리게 실감한다. 이전의 일상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다가 현재의 일상이 무너졌고 지쳐갔다. 결국 현재의 상황도 나의 일상임을 인정해야 했다. 직장에는 긴장감 넘치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고 새로운 일상은 나에게 더욱 단단하라, 용감하라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 추측하지 말 것, 내 생각을 섞지 말 것, 그 생각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타협하지 말 것. 늘 이 세 가지를 붙들려고 한다. 상대방이 말하는 그 본질만을 보고, 궁금한 건 물어보는 것이 최선이었다. 아닌 것을 분별하는 힘을 기르는 것은 늘 나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오디오북으로 들었던 <불편한 편의점>의 한 구절이다. “친절해야 한다.”
"목표는 '세우면 끝'이 아니라 '다듬어 가는 것'이라고 의식한다."
4월에 업무 회복을 위해 읽은 오히라 노부타카, <게으른 뇌에 행동 스위치를 켜라>의 한 문장. 유형별로 정리가 되어 있어서 가독성이 좋았고 동기부여에 좋았다. 목표도, 일상도 다듬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
세상이 날 외면했다고 여겨질 때 나는 석공을 찾아간다. 석공이 100번 망치를 내리치지만 돌에는 금조차 가지 않는다. 101번째 내리치자 돌이 둘로 갈라진다. 나는 그 마지막 타격으로 돌이 갈라진게 아님을 알고 있다. 그건 그전에 계속 내리친 일들의 결과다.
사회개혁가 야콥 리스
평범한 일상을 잘 유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힘든 시간들을 잘 건너왔다는 뜻일 것이다. 고통과 슬픔의 시간을 건너온 자들에게는 햇살 한 줌도 감사하고, 매일 마주하는 이들과 나누는 눈빛 하나에도 감사하다. 이렇게, 내가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마치 기적인 것처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강하게 끌리는 사람이 있다. 눈빛에서 시작되는 내면의 울림, 고요함, 진지함, 홀로여도 외롭지 않은 안정감, 침묵을 자연스레 공유하는 편안함, 한 마디만 나누어도 남은 여백 속에서 공감이 이루어지는 사람. 그리고 겸손한 유머. 어쩌면, 내 간절한 소망인지도 모르겠다.
대화할 때 잠시 흐르는 정적을 좋아한다. 생각에 잠긴 것인지, 다음 단어를 고르는 중인지, 숨을 고르는 중인지 모를 그 시간의 틈에 나도 모르게 심장이 간질간질. 쉼도 없이 쏟아내는 말들에 피로감을 느끼며 살았구나 깨닫는 순간이기도 하다. 대화의 리듬 속에서 매력적인 쉼표 같기도 하고.
초등 2학년 조카가 번호를 개통했다고 전화가 왔다. "이모~ 나랑 전화로 얘기하니까 뭔가 신나고 좋지 않아?". "너무너무 신나고 너무너무 좋아. 완전 좋아." 업무를 보다가 갑자기 신나고 좋은 기분이 되었다. 나도 다음에 써먹어야지. "나랑 통화하니까 신나고 좋지 않아요?"😄
“정확성보다는 솔직성이 우선이네. 솔직해야 정확할 수 있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한 챕터씩 읽고 있는데 “솔직해야 정확할 수 있다"라는 말씀이 깊이 와닿아 몇 번을 읊조렸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정확하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고통을 느낀다.”도 함께 떠올라 곰곰이 생각에 잠긴 밤
피곤하고 지치면 늘 사람이 그립다. 도닥여 주는 손이 그립고, 따뜻한 품이 그립고, 많은 대화가 없어도 곁을 내어주는 사람이 그립고. 그런 날은 밝은 불빛 아래서 따뜻한 영화를 보면서 감정을 순하게 만들어야 해. 따뜻함을 깊이 나누는 온전한 날들을 위해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간다.
"내가 평안한 것은 누군가가 참고 견뎌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퇴근길 어둠 속에서 선명하게 떠오른 문장이다. 부족한 나를 여전히 참고 견뎌주고 끝까지 응원하는 이들 덕분에 오늘도 불안함을 거두고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고마움을 잊지 않고 그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게 꼭 보답하고 싶다.
지금도 대화가 잘 되는 사람과 친구이고 싶고 연인이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근데 일상의 대화는 소통 능력이 탁월한 사람은 누구든 잘 맞출 수 있더라. 이제는 "스트레스를 받고 힘든 때에 나누는 대화"가 잘 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대화일 테니.
친한 트친이 또래 이십 대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어떤 분은 사진을 보고 생각보다 젊어서 놀랬다고 하시고. 내 나이는 그 사이 어디쯤에 있을 테다. 트위터의 매력은 성별을 모른 채로도 친구가 되고, 나이를 모른 채로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사실 나는 내 나이를 까맣게 잊고 산다.
내가 상대방보다 조금 더 에너지가 있고 평안하다는 이유로, 그리고 내가 먼저 겪었다는 이유로 조언이라는 명목하에 얼마나 내 주장을 펼치며 감정을 앞세웠는지 돌아보게 된다. 많이 부끄럽다. 조언과 위로는 나의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닌 것을. 어쩌면 최고의 조언은 다정한 침묵일지도 모르겠다.
조카 1호가 친구들 관계로 힘들어하는 게 내 고민이 될 줄이야. 나도 이렇게 맘이 쓰이는데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조카에게 톡이 왔다. “이모가 날 싫어하는 친구들을 보지 말고 나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즐겁게 지내라는 말이 도움이 됐어. 고마워.” 사춘기를 함께 겪는 이모가 될 거 같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열쇠는 두려움을 견디면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성장과 자유를 바라는 한 두려움은 떠나지 않는다. 능력과 확신을 가지고 성장할수록 두려움에 익숙해질 것이다."
메모를 다시 읽으면서 두려움은 온전히 제거할 수 없고, 익숙해져야 하는 것임을 다시금 확인한다.
"사람은 백 년도 못 살면서 천 년의 근심을 갖고 사느라 자신을 옭아매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잠못 이루던 날들이 떠오른다. 아직 닥치지 않은 일들까지 근심하느라 애쓰던 날들. 그 많은 생각과 근심들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근심 대신 기대하기로 마음 먹은 이후 불면증이 사라졌다.
아버지와 통화를 하다가 하고 싶은 공부가 있어서 욕심내어서 시작했다고 말씀드렸더니 잘했다시며 딱 한 마디 하시더라. "항상 시작할 때, 열정이 식는 걸 경계해라. 그것만 잘 컨트롤하면 결과는 나온다." 아, 아버지. 그 말씀이 진리네요. 육성으로 엄지척해드렸다. 열정이 식는 것을 경계하자.
아이폰에 녹화기능이 있다는 걸 얼마 전에 알았어요😭 저 같은 분을 위해 공유합니다. 설정-> 제어센터->제어 항목 사용자화 들어가서 “화면 기록” 선택하면 두번째 그림처럼 상단스크롤에 추가됩니다. 동영상을 선택하고 스크롤 내려서 녹화버튼 누르면 세번째 그림처럼 위에 시간이 떠요. (이어서)
무화과 먹기, 오래 걷기, 1시간 이상 책 읽기, 멍 때리기, 조급함 버리기, 균형잡기, 생각 스위치 달기, 다르게 생각해 보기, 주저 말고 그냥 해보기, 기도 놓치지 말기, 선한 방향으로 걷기, 예민하지 말기, 겸손하기, 말 많이 하지 말기, 긍정으로 답하기, 생각하고 말하기. 즐기면서 하기.
리트윗한 글에서 "타자를 변화시키는 힘은 계몽이 아니라 전염이다."라는 이 한 문장이 오늘 내 고민의 답이 되었다. 문장 속에 담긴 엄청난 파워와 통찰력, 그리고 전염이라는 단어에 담긴 깊은 의미와 남이 아닌 나로부터 시작하겠다는 그 의지가 앞으로 방향을 잡고 실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다.
'꾸준하게 내 속도대로 가되 중도에 포기하지만 말자.' 하고 시작한 것들이 하나씩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어제와 다른 나를 만나게 하면서 앞으로의 시간을 더욱 신뢰하게 한다. 앞으로도 "담담하고 꾸준하게, 내 속도대로 즐기면서." 언젠가 내가 바라던 나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믿고 읽는 유유 출판사의 <우리말 어감 사전>이 도착했다. 술술 읽히는 에세이 같기도 한데 어디를 펼쳐 읽어도 마음 꽉차게 좋다. 지병을 앓던 저자 안상순 님은 가제본 된 책을 받고 3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신다. 그래서인지 책이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묵직하고 귀하게 느껴진다.
정말 귀한 복은 만남의 복. 그 많고 많은 사람 중에서 우리가 어떻게 만났을까 싶은 사람들이 내 인생에 들어와 이름 석 자 새기며 각자의 역할을 한다. 때를 따라 자연스레 서로에게 깃들고, 위로와 힘, 또는 서로가 거울이 되어 내적인 성숙도 이루게 하는 관계들. 앞으론 더 귀하게 여길 일이다.
오랫동안 마음이 힘들었던 그녀가 어느 부부 집에 초대를 받았는데 아무 것도 묻지 않고 그저 따뜻한 밥을 차려주고 정성껏 커피를 내려 주는데 훅, 뜨거운 눈물이 올라오더란다. ‘아, 이 부부는 많은 사람을 살렸겠구나.’ 느끼며 자신도 살아나는 걸 느꼈다고 한다. 듣는 나도 깊은 깨달음이 오더라.
“진짜 힘들었어요. 진짜 힘들었는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니까 되더라고요. 오늘도 아팠지만 포기하지 않으니 기회는 오고 또 이렇게 잘 마무리해서 좋은 결과로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서 울었던 것 같습니다.“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 정상에 선 이들의 대답은 한결 같다. “포기하지 않으니”
“현명한 사람에게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삶이다."
오디오북을 듣는데 좋아하는 문장이 나왔다. 어제의 감정들은 어제에 두고, 오늘은 또 새 마음, 새 뜻으로 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늘 감사하고 기쁘다. 새롭게 주어진 오늘, 참 좋아하는 오랜 친구를 만나러 간다. 설렘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삶이다.
대표님 호출에 긴장하면서 갔는데 십 분만 보자던 면담이 두 시간이 넘어 끝났다. 한 해를 돌아보는데 내 생각이 나면서 어떻게 보상을 할까 하다가 포상금을 생각하셨다고. 생각지도 못한 큰 금액이었다. 십오 년을 지켜봤는데 보석이라고 하셨다. 깊은 감사와 함께 두려운 마음으로 겸손을 붙든다.
“생각은 한 사람의 영혼이 가지고 있는 얼굴”
대화할 때 생각이 흐르는 그 잠깐의 침묵이 좋다. 그다음 말이 기다려지게 하는 사람, 누군가 잠깐 침묵하면서 다음 말을 고를 땐 자주 설렌다. 내 생각을 자극하고, 생각하게 하는 사람의 글과 대화는 언제나 즐겁다. 그래서 요즘 자주 설레는지도.
슬픔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겪고 견디는 것. 상처가 구석구석 자리를 잡고, 혼자 앓는 아픔은 한숨으로. 눈물은 삼켜서 혈관을 따라 흐르고, 두려움은 심장을 차지하고. 그럼에도 남은 자리를 희망과 용기와 믿음으로 채우며 슬픔을 안고 따뜻한 볕을 찾아 나아가는 당신이 참 귀하게 느껴진다.
“죽음이 어떤 의미로 느껴져요?” “이 세상 일을 다한 거요. 자기가 할 일을 다한 거요.”
초등학생의 답변에 멈칫. ‘다큐멘터리 3일’,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해 온 박지현 님의 <참 괜찮은 태도>를 펼쳤다가 내내 찌잉-. 사람에 대한 시선을 따뜻하게 물들이는 책이다.
“관계가 깊었을수록 이후의 거리는 아득히 멀어야 한다.”
어떤 문장은 마음에 큰 파도를 일으키고 심연에 있던 슬픔을 수면 위로 떠올리고 만다. 이고은의 <심리학자가 사랑을 기억하는 법>을 읽다가 한참 먹먹했다. 내 사랑은 깊었고, 그래서 아득하구나. 하지만 “내 마음을 귀하게 여기기로 한다.”
어떤 이들은 영원히 사랑하기 위해서 헤어지기도 한다. 너무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은 알리라. 사랑하고 사랑 받은 기억을 영원히 제 안에 가두고, 상대방을 떠나는 것이 함께 있는 것보다 더 오래 사랑하는 것이기에 오늘도 누군가는 헤어질 결심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심연 깊은 곳으로 내려가 네발로 기면서 어둠 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어렵게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었다. 사랑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최은영, <애쓰지 않아도> 중에서
엘레나 페란테의 문장 “나는 성숙이란 결국 삶의 굴곡을 호들갑 떨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일상적인 삶과 이론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고, 변화를 기다리며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팀장이 할 얘기가 있다며 찾아왔다. 팀에 애로사항이 있구나 싶었는데 뜻밖의 이야기였다. 주말에 아버지 추락사고가 있었고 내일 수술이 있는데 길고 힘든 수술이라 기도 부탁하고 싶다고. 눈물이 피잉... 신앙은 없지만 내가 기도하면 큰 힘이 될 거 같단다. 그 마음의 간절함에 내 맘도 깊어진다.
오랜만에 막내 고모와 통화를 했는데 어떤 얘기든 술술 통하는 사람이 고모라는 게 늘 새롭다. 전화 끊고 메모해 둔다. "어떤 감정이든 컵에 담는다고 생각하고 넘치�� 않게, 30% 정도는 비우는 연습을 해라. 감정이 차서 찰랑일 때마다 딱 그만큼만 비워 봐. 그럼 실수하는 일이 적을 거야."
확진자들의 민망한 동선, 거짓이라 밝혀진 이미지들. 단톡방에서 단톡방으로 옮겨지며 희화화되는 이야기들. 나부터 톡으로 전해지는 것들을 옮기지 않고 대화주제로 삼지 않으며 정부와 질본의 눈물겨운 수고를 이야기하며 희망에 촛점을 맞추려 한다. 봄과 희망은 기대하는 자들의 것이기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도 침묵하게 된다.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얘기해야 할지 몰라 엄두가 안 나기 때문이기도 하고, 결국은 위로받고 싶은 마음일 텐데 아직 끝난 게 아니니 잘 견디고, 잘 마무리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한다. 언젠가 생각지도 못한 때에 내 맘 먼저 알아주는 이가 있다면 그때.
예전엔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려고 ��다. 지금은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몇 사람이면 충분하고, 내가 만들어가는 생활 습관과 의식적인 자립, 내 시간과 재정 관리, 신앙을 통한 전반적인 삶의 관리를 통해 안정감을 느낀다. 이젠 혼자 있을 때 행복하니 같이 있어도 행복하겠구나 싶다.
모두가 처음 겪는 일, 이제는 더이상 이전의 일상을 그리워하며 고개 숙이고만 있을 수 없고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전의 봄이 아니라 지금 내게 찾아온 봄에 감사하며 씩씩하게 한 걸음부터 내딛어야겠다. 소매를 걷어 부치고 나의 일상을 회복시켜야겠다. 봄은 이미 왔다.
난 여전히 가슴뛰게 하는 것을 기다린다. 내 인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나이를 잊을만큼 벅찬 가슴으로 달릴 만한 그 무엇을 만난다면 40대, 50대, 60대 그 어느때 만난대도 상관없지. 지금 내 삶은 그때를 위한 준비라 생각하면 실패도 귀하고 성공의 경험들은 너무도 값지고. 꼭 만나고 싶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 아, 좋다. 이렇게 좋아도 되나 싶게 좋다. 또 한동안 계속 생각나겠다. 상처를 입어서, 삶의 절망을 만나서 가장 좋은 이유는 상처 입은 사람을, 삶의 절망을 지나고 있는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겪지 않고는 가질 수 없는 귀한 마음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