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정말 복잡한 존재다. 거진 십 년쯤 매주 토요일에 뵙는 50대 남성 고객님과는 오래 보고 지낸 사이인 만큼 모종의 우정 비슷한 것이 생겼는데 한편으로는 어딘가 무서운 데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사고방식을 딱히 숨기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미짱이라고 부르는 그 고양이는 검사 결과 고양이 에이즈에 감염된 상태였고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 이후 매주 만날 때마다 아픈 미짱의 뒤치닥거리를 하는 이야기를 하며 아주 귀찮은 듯 불평을 하곤 하면서도 이따가 집에 가기 전에 미짱이 먹을 생선회를 사러 수퍼에 들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