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은 게임 센터가 메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생각은 뽑기 기계가 질서정연하게 줄 서 있는 뽑기존으로 가고 바뀌었다. 귀여운 작은 뽑기부터, 인형들이 보기만 해도 혹할 정도로 귀여운 친구들이 많았다. 가게 사장이 게임보단 이쪽에 더 공을 들였단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하긴, 게임보단 이런 돈 먹는 기계에 돈�� 더 투자하는 쪽이 좋겠지.’ 사장의...

“언니랑 계속 행복하게 해 달라고.”

기세 좋게 서린의 손목까지 잡고 카페에서 끌고 나온 건 좋았다. 다만 아인에겐 다음 플랜이 없었다. 우선 여기서 벗어나고 생각하자 싶었는데, 그녀는 간과한 부분이 너무도 많았다. 이 복합 상가에 처음 왔다는 점, 그리고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모른다는 점 등 말이다. 오늘따라 얌전히 리드 당해주는 서린이 상당히 기대에 찬 표정이라 이제 와서 핸드폰으로...

그 한마디가 뭐라고, 서린은 진정되는 기분이 들었다. 에스퍼를 나무라는 주변의 목소리는 여전했지만, 그런 건 이제 중요치 않아졌다. 제 가이드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의 영향력은 너무도 컸다. ‘…문자가 온 거 보면, 등급은 c급 정도려나.’ 서린이 저를 빤히 보고 있다는 걸 아직 눈치채지 못한 백아인이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생각했다. 에스퍼 관리청이 생긴...

남은 시간 D-1 갑작스러운 컴백은 멤버들에게도 팬들에게도 조금은 당황스러운 결정이었지만, 어쨌든 나로서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변수였다. ◇ 최종 미션◆ 히든엔딩을 부탁해!-성공 조건1. 팬클럽 회원 수 50,000,000명을 달성하세요.2. [양주연]의 호감도 100을 달성하세요. *남은 시간 D-1 컴백을 발표한 덕분에 다행히 <팬클럽 회원 수>...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넘쳐났다. 카페 안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백색 소음이 귀를 간지럽히고 동시에 잔잔한 클래식이 들뜬 마음을 더 설레게 한다. 나무로 된 테이블에 앉아 턱을 괴고 있던 천서린은 시선을 두고 있던 유리창 너머에서, 테이블 위로 시선을 옮겼다. 올려둔 핸드폰 화면은 켜져 있었지만, 그 안에 떠...

언니… 저 귀여워해 주고 예뻐해 줄 거죠?

‘……뭐라고?’ 혹시 내가 잘못 봤나 싶어서 거칠게 눈을 비볐으나, 제대로 본 게 맞았다. 저희 조기 컴백 합니다!! 일단 당혹감을 눌러둔 채 이어진 장문의 메시지를 찬찬히 읽어 나갔다. 구구절절 길게도 쓰여 있었는데,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랬다. ‘빨리 수금 좀 하자’.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원래 겨울로 예정되어 있던 컴백 날짜를 확 앞당겨서 당장...

나는 약간 복수를 하는 기분으로 아무런 예고도 없이 작업실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안녕하세요?” 뻔뻔하게 인사하자 [신유경]이 당황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갑자기 뭐죠…?” “같이 라방 하려고?” “응.” “우리한테 말도 없이 둘이서만 하는 게 어딨어!” [양주연]의 앙탈에 둘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냅다 카메라에 얼굴부터 비췄다. 댓글 창은...

남은 시간 D-22 “하아…….” 나는 달력에 꽉 찬 일정표를 보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보면대 위로 얼굴을 박으면서 엎어지자, 볼에 가사지가 철썩 달라붙었다. ‘…이러다 사람 하나 죽겠다.’ 연습, 연습, 또 연습, 오늘도 연습, 내일도 연습. 컴백 준비가 이렇게 힘든 거였다니……. 현재 팬클럽 회원 수 41,232,796 (50,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