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규부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3년차 bsk
나이트 근무 끝내고 퇴근길
24시 김밥천국에서 졸고 있는 kmg 발견
알고 봤더니 bsk 기다린다고
혼자 떡볶이, 라면, 김밥, 돈까스, 제육덮밥, 쫄면, 등을 먹은 거임 새벽 내내
아니 카페 가 있으면 되잖아 ;
ㄴ 배불러서 말 못 해 자기야… ㅠ
규부 소개팅, 근데 그 누구도 느낌을 받지 못한 소개팅
애프터를… 굳이 해야 할까? 미적… 미적
헤어지기 전까지 즐겁긴 했는데
다음에 만나도 즐거우리란 확신이 안 서서
그냥 좋사 좋시 감사했어요~ 하고 끝냈는데
일주일 후
너무 거슬림 서로가
은은하게 어디선가 거슬림이 느껴짐
방금 노래 듣다가 어떤 장면이 스쳤는데
우와 이 비주얼로
외계 인간 kmg와 지구인 bsk
장수종과 단명종
네가 원하면 떠나자는 말에 단 한 번도 고개 끄덕인 적 없고 장난으로라도 대답한 적 없는 bsk 님께서
죽기 전에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한 번 정도는 가 볼걸 그랬다고
와 이건 너무 ;
제주도 다녀온 부를 위해 공항에 마중 나간 김 같아서 정신이 안 차려지네?
캐리어 가방 본인 손에 전부 들고
다 챙겼어? 아니 그것도 이리 올려 봐 웅
주차장까지 가면서 오랜만에 고향 다녀온 신나고 어느 정도 지친 부 얘기 들어줄 것 같네?
결혼 7년차 남편 바이브 완전 미쳤네?
믈브 계약했을 때 너한테 내 인생 거는 거 네 생각처럼 간단한 일 아니라고 하면서 기어코 4년 동안 장거리 연애를 하시더니
어깨 수술 결정했을 때는 다 그만두고 미국 와서 kmg보다 더 울었던 bsk
수술 마치고 나온 애 손 꽉 잡으면서 우리 결혼하자 했지
둘 다 주책 맞게 엉엉 울고
화나서 걷다 보니까 마트 나왔다고… 거기 들어가서 보니까 너 좋아하는 거 잇길래 가져온 거라고… 너 이건 잘 먹잖아… 미안해 응? 미안해 울지 마… 부 안아주겟다고 다 바닥에 내려두고
나란히 아지트로 돌아오면서
이거 말구 다른 것도 있었어? 그것두 맛있는데…
퉁퉁 불어 가지구…
bsk 응급의학과 간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걔는 정말 사명감이 있다…
그래서 더블 보드도 하고 싶어 하고
외상 센터 가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었는데 이건 아무래도 내가 죽겠구나 싶어 포기함
응급실 의료진 중에서 진상 대처 제일 잘하는데
대처 잘해 놓고 나중에 혼자 소리 지름 개빡쳐서
이 일련의 과정을 다 겪고도 마음이 어중간한 이 기분….
이 사람의 안정이 내게 불안이 되는 것 같은 기분….
그게 차곡차곡 쌓여
자기 혼자 심리적 거리가 생겨
말을 안 하기 시작한다
이게 뭐 kmg를 의도적으로 화내게 만들기 그런 유치한 게 아니고
kmg가 너무 먼나라 사람 같아서 그런 거
래퍼 남친 부 대리
인디 씬에서 랩 실력도 아니고 얼굴로 인기 톱 찍고
지하 공연장 투어도 아니고 매번 이리저리 쏘다니는
래퍼인지 인플루언서인지 미친인지 먹여살린다고
주말 출근에 야근까지 찍고 겨우 퇴근했는데
랩.남. 간지 좆 되는 상하의 착장 걸쳐 놓고
똥개마냥 회사 앞에서 어슬렁거림
만원 관중 속에서 유일하게 고요한 bsk
��치 마운드 위에서 외로운 사투를 벌이던 kmg처럼
그 감동도 얼마 못 감
이유: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전하고 싶은 말 하라니까 대뜸
“이 경기를 꼭 너한테 주고 싶었어…”
저게 진짜 미쳤나 저거 왜 저래??????
안 그래도 동그란 눈 튀어나오려 그럼
아픈가? 잘 안 돌아가나? 어깨 쓰는 게 좀 이상한 것 같은데?
bsk 사색 돼서 잘 보이지도 않는 덕아웃 쪽만 쳐다봄
정신 싹 날아간 상태로 4회말
동점 상황까지 갔는데도 기뻐할 수가 없음
차라리 올라오지 말라고
차라리 아프다고 하고 이따가 나한테 욕 조금 먹고 쉬라고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잤다는 게 말도 안 된다는 거 알 텐데
kmg도 막 깼고 bsk도 막 깬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이 나오겠어
bsk 그냥 존나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다가
슬슬 단전에서부터 화가 남
내가 새벽부터 니 끌고 응급실 갔다가 다시 데려왔다가 쌩난리를 쳤는데 보자마자 하는 말이 뭐….?
불현듯 자기 전 어깨 주무르면서
답잖게 자신 없다는 듯이
나 잘할 수 있겠지 묻던 kmg가 떠올라 버림
다시 4회초 이사만루 상황
원 볼 투 스트라이크
kmg는 숨을 고르고 bsk은 몸이 움츠러든다
공이 날았고 묵직하게 잡히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글러브에 얼굴 묻고 숨 고르는 kmg 어깨만 보임
그리하여 세 번째 만나는 날 bsk은
이 사람에게 조금 나눠 줄 순 있겠다
그게 아깝진 않겠다 싶어서
집으로 올라가기 직전 가로등 아래 세워둔 차 안
우리 계속 만날까?
형 좋으면 나는 그러고 싶은데
그 말에 끄덕이는 고개가 있고
그게 민망하고 좋고 웃겨서 푹 숙여진 고개도 있다
네가 먼저, 아무 말도 안 하고……
sk아
나한테, 뭐, 바라지도 않고……
……
화도 안 내고, 지 혼자 사랑하면 다 끝난 것처럼 굴고…….
우느라 말도 다 못 마친 애
품으로 끌어당겨서 kmg도 조금 울었다
얌전히 안겨서 우는데
우습게도 그때
bsk은 사랑이 시작된 것만 같아서
시계에 엮인 이야기 2
kmg가 뜬금없이 사 들고 온 이유
안타깝게도 간이 밖으로 튀어 나온 사람이 못 됨
그래서 여태 커플템 외면해 옴
그런데
bsk 며칠 전 열애설이 터졌네
그것도 아이템 몇 개 겹쳤다는 이유로
규모 꽤 되는 유사 언론에서 보도했으니
당연히 kmg 귀에도 들어왔지
거슬렸다 솔직히
김배부이사는 널 사랑한다는 게 너무 확실한 전제로 깔려 있어서 어떤 흉을 져도 서로만 있으면 치유 가능 수준인데 덮어쓰기 이 자식들은 지금 이혼도 한 마당에 사랑하는지도 모르고 8개월 정도 붙어 살았겠다 네 약점도 아는데 어디 한번 해 보자 이런 느낌이라 그냥 노인네처럼 지팡이 휘두르게 돼
그냥 혼자 먹고 싶어서 먹은 거구만 내 핑계를 대긴 왜 대…
너는 기다린 사람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형 사장님이 너 쫓아내겠다 다음부터
아니 좋아하셨어어…. 새벽 장사 이렇게 잘 된 건 처음이시래
그야 그렇겠지 어떤 미친놈이 그 새벽에 이렇게 먹겠어 소화제 줘?
웅… 빨리 집에 가자
승관 넌 자격 있어 사랑받은 게 아니고 그냥 너의 가족들이 너의 팬들이 네 주위 모든 사람들이 널 보면 사랑할 수 밖에 없다고 속절없이 너한테는 사랑밖에 못 주겠다고 불가항력적으로 선택해 버린 몫인 거야 넌 그냥 그런 사람이야 어느 누가 와도 너한테는 사랑밖에 못 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