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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봇스
3 years
로판에 빙의한 한유진... 이상한 놈팽이한테 팔려가듯 결혼할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독약 들이키는데(독저항L급) 쓰러진 척 누웠다가 일어났더니만... "오늘 독은 약간 새콤한데요." 황제 폐하께서 음식 검수하는 시종으로 스카웃한 썰 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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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독을 먹고도 멀쩡히 살아 움직였다고." "하하, 그 정도는 아니옵고... 쓰러지긴 했죠?" "아무리 큰 짐승도 1분 안에 피를 토하고 죽어버리는 독을 먹고, 쓰러지기만 했다." "그런 독이었습니까?" "나를 위해 일해볼 생각은 있나?" 한유진이 눈을 빛냈음. 쓸데없이 결혼도 안 하고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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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어떤 일입니까?" "내가 먹을 음식을 미리 먹고, 안에 독이 있는지 알려주면 되네" "어..." 난 독저항이 있으니까 죽지는 않을 거고. 독이 있는 건 어떻게 알지 '독저항을 빨리 껐다가 켜?' 남이 알았다면 미쳤다고 화를 냈을 일이었으나 한유진 60대 노인과 결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제일 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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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좋습니다!" "그럼 오늘부터 바로 일하는 것으로 할까. 곧 오찬이 준비되니 같이 들게." "아이고, 마침 배가 고팠는데." 손을 싸바싸바 문지른 한유진이 황제에게 대범하게도 슬쩍 말을 걸었음. "저어, 폐하. 그래서 이 일의 삯은 어떻게 될런지요." "나를 아끼는 맘 하나로 일한다고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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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내가 언제. 한유진이 잠시 굳을 뻔한 눈매를 풀고 또 손을 샥샥 문질렀음. "아유. 그건 그렇지만요. 저도 입에 풀칠은 하고 살아야하지 말입니다. 집에 토끼같은 동생이! 배를 곪고 있어요!" "흠." "이 일 하다가 목숨이라도 잃으면!" "그래. 목숨값까지 해서, 금화 하나." "헉." "한번에."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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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금화 30개면 수도에 집을 하나 구하는데. 이정도면 상당히 남는 장사였다. 맨날 독이 들어있진 않을 거 아냐! '내 몸 하나로 이정도면 괜찮은데?' 남이 들었다면 한유진의 등을 때리며 정신차리라고 했을 소리였음. "식사가 입에 맞길 바라네." "아무렴, 폐하께서 드시는 것이니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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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식사는 황제의 말대로 향기부터 남달랐음. 집에서 먹는 것도 한국인 입맛엔 영 아니지만,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와..." "나보다 음식을 더 기쁘게 반기는 것 같네만." "에이, 그럴 리가요. 어찌 제가 감히." 당연하지. 말한마디 잘못하면 목 날리는 놈이랑은 다르게 영양분도 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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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요리사의 긴 설명을 대충 흘려듣고 있으니 황제가 고기를 썰어 소스를 찍었음. 맛있겠다. 육즙이 뚝뚝 떨어져 소스와 섞이는 모습이 아주 군침이 돌았음. "먹게." "감사히 먹겠습니다!" 독저항을 잠시 끄고 고기를 받아먹자 주위에서 숨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음. '맛있네.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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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폐하께서 쓰실 식기를..." 어디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나 미각에 집중하느라 듣지 못했음. 음, 독은 안 들었나? 유독 요리사의 안색이 새파랗다 싶은 순간 목에서 뜨거운 것이 밀려오고, 순간 세상이 노랗게 물들었음. "컥!" 급하게 독저항을 키고 입가를 닦아내려는데 황제가 말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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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정말 죽지 않는군. 믿기 어려운 일이야." "그게, 헉. 무슨..." 한유진이 급하게 숨을 내쉬었음. 황제가 짐짓 다정한 손길로 그를 일으키더니 냅킨으로 입가를 닦아주었지. "바보처럼 아무거나 주워먹고서 독이라 믿은 줄 알았더니만." 이새끼 미친놈인가? 잠시 몸에 들어온 독 때문에 손이 떨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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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내가 독으로 죽지 않는다는걸 믿지도 않아놓고 독을 먹여? "절 죽이려 하신 겁니까?" "말이 심하군. 자네를 시험한 것뿐이야. 내 곁에 둘 자를 허투루 골라선 안 되니." 살아서 다행이군 이를 꽉 물었음. 이 개새끼. 내가 언젠가 복수한다. 일단 돈 벌어야 하니까 남긴 하겠다만. "하하, 그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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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봇스
3 years
"독 들었네요. 어떤 놈인진 몰라도 이야, 아주 사람 하나 골로 보내려고 작정했나 본데요? 조심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충고 고맙군." "인성도 의심될 정도고?" "그래?" "하여간 조심하세요." 한유진이 방긋 웃었음. 황제 또한 웃음으로 받아쳤지. "돈은 한번에 주시려나?" "소영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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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들으셨어요? 작게 말하는 게 참..." "내 지척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그랬나, 아이고. 감사합니다. 음? 말한 것보다 많이 주신 것 같은데." "선물이라고 생각해주게." "아, 선물~" 병주고 약주고냐, 이 개자식. 속으로만 그리 생각하고 겉으로는 황제 폐하 짱이라며 추켜세우기 바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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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금화 한 닢이 뱃삯이 되지 않아 다행이군" "뱃삯이요?" 웬 뱃삯. 배는 탈 일도 없는데. 한유진이 어리둥절한 눈으로 바라봤으나 입을 꾹 다물어 버려 답은 듣지 못했음. "집은 황궁에서 가까운 편인가." "수도 내에 있긴 하죠?" "황궁에 머물면서 일을 하는 게, 그대에게도 내게도 좋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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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내가 무언가를 먹을 때마다 다시 돌아오라 명하는 걸 원한다면야, 말리지 않겠네만. 아마 소영이가 수고해주겠지." "네에?" 옆에 서있던 금발머리 기사가 눈을 동그랗게 떴음. 유현이 또래 같은데. 애를 고생시키긴 좀 그렇네. "알겠습니다. 대신 집을 좀 정리하고 와야겠습니다요." "마음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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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집으로 돌아가 동생에게는 황궁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만 말했음. 무슨 일인지 자세히 말했다간 원래 유현이처럼 나올 것 같단 말야. 집에 갇히는 거 아니냐? '미안하다 유현아!' 어제 받은 금화를 건네주니 수상쩍게 여기며 나를 추궁했는데, 워낙 일을 잘해서 준 것이라 하니 어찌 넘어가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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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한유진 씨 계십니까?" "예?" 잘만 자고 있던 한유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자, 아까 보았던 기사와는 또 다른 기사가 그의 팔을 끌었음. 아니 황궁에는 죄다 금색 머리밖에 없나? "아니, 왜그러십니까?" "폐하께서 오늘 내로 황궁으로 들어오라 명하셨습니다." "예에?" "형, 무슨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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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뒤를 도니 유현이가 쇠스랑을... 아니, 저걸 왜 들고 있어! "유현아. 그거 일단 내려놔. 위험한 일 아니야." "황궁에서 온 사람들이야?" "어어. 일이 오늘부터였나 보다. 형이 잘못 알았나 봐." "...거짓말하는 거 아니지." "한유진 씨." 머리가 핑글핑글 도는 기분이었음. 아니, 이 개자식이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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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갈 테니까 동생이랑 얘기하게 비켜주시죠. 피차 싸워봤자 좋을 것도 없고." "도망가시면 안 됩니다." "예에." 한유진이 문을 닫고 한유현을 끌어안았음. 사랑한다, 내 동생! 돈 많이 벌어올게! "나는, 형만 있으면 되는데." "우리 같이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일이야. 좀만 기다려주라. 형 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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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응." "그래! 밥 잘 챙겨먹고. 돈 다 써도 돼." 집 문을 열고 나서니 어쩐지 기분이 이상했음. 내 동생은 아니지만, 내 동생이라서 그런가. 유현이도 분명 어떤 나라 해도 이렇게 대해줬겠지. "갑시다." "올라타세요." "...그, 뒤에요?" "무서우시면 붙잡으셔도 되고요." "아뇨!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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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황궁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잡치는 것 같았음. 또 사람을 질질 끌고 어딘가로 데려가는데, 문이 거창하게 화려한 걸 보니 누구한테 데려가는 것인지는 뻔했음 "늦었군." "정리는 하게 해주신다면서요?" "저녁 식사가 아직이라 마음이 급했지 뭔가. 동생과 인사는 잘 했나?" "아, 예. 덕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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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이 시간에 뭔 저녁 식사. 한유진이 상대를 노려봤음. 그의 앞에는 다과와 차 한 잔만 놓여 있었음. "그게 저녁이십니까, 존경하는 황제 폐하." "황궁에서는." 남자가 제 앞을 향해 손짓했음. 앉으라고? 거 되게 배려심 깊으시네. 아주 성군 납셨다, 야. "물 한 잔도 함부로 마실 수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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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그러니 이 정도면 큰 연회의 만찬이나 다름 없지." "아... 그렇구나." 그렇게 말하는 표정은 아주 조금 쓸쓸해보였는데, 무슨 생각이 들었느냐 하면. 펜트하우스에서 와인잔 들고 제 인생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나는 돈도 권력도 없어서 자다가 끌려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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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먼저 들게. 나보다 먼저 음식을 맛보는 건, 아마 그대가 처음이겠지." "요리사도 맛볼 걸요?" 한참 말이 없더니 그건 그렇군, 하며 말을 이었음. 당장이라도 이 쥐새끼를 어떻게 구워 삶을지 고민하는 얼굴이었으나 신경쓰지 않고 찻잔을 들었음. '차는 뭔 맛인지 모르겠네.' 그냥, 음.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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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봇스
3 years
독은 안 들어있는 것 같고, 흠. 이번엔 저 빵쪼가리 한번 먹어볼까. 한유진이 조개 모양처럼 생긴 빵을 집어들었음. '맛있네.' 맛있어서 순간 다 먹을 뻔했다. 아무 일도 없던 척 한입 먹은 빵을 내려놓고 시치미를 떼려는데 웬 웃음소리가 들렸음. "독 안 들었습니다." "그래. 맛있게 먹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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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괜히 찔끔해서 시선을 피했음. 맛이, 그 뭐냐. 없진 않았지. 황궁 요리사들한테는 죄가 없으니까. '차라리 칼을 찌르면 찌르는 거지, 왜 애꿎은 음식에 독을 타고 난리람.' 한유진의 눈빛이 빵에 돌아오는 걸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던 황제의 입꼬리가 위를 향했음. 맹랑하게 굴기에 골려줄까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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