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오메가버스로
정략결혼한 마당에 잘 지내려했더니 남편은 자기랑 페로몬 닿는것도 피하고 손 한번 닿을까 하면 인상 찡그리고서 피하는데... 몇년쯤 지나 사업 안정화 되고 헤어지자 했더니 눈물 뚝뚝 흘리며
"제가, 싫으십니까. 한유진 씨."
하는 송태원으로 후회?순정공 태윶 보고싶다
한유진이 짱 좋은데 자기랑 정략결혼 한 거고... 자기한테 아무 호감도 없을거라 생각해서 자기딴엔 배려삼아 피해줬으나 오히려 역효과고... 살 한번 닿기만 해도 너무 좋아서 자기가 이상해지는 기분이라 피했던 거면 좋겠다
그리고 한유진은 "한번만 더 기회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는데..[더보기]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문제점은 전부 고쳐올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니, 뭘 고친다고 표현을 해요? 같이 맞춰나가면 되는거지."
역시 나랑 안맞나? 그래도 저 몸 하나는 정말 내 취향인데. 한유진이 도르륵 눈을 굴려 상대를 바라봤음.
"그렇지만, 한유진 씨는 아무 잘못도 없으시고..."
남자의 얼굴 위로 짙은 그림자가 졌음. 한유진이 작게 내쉰 한숨에도 상대는 눈가를 떨었음.
뭐야, 저 사람. 이혼 얘기 꺼내기 전까지는 나한테 관심도 없어놓고. 설마 잡은 물고기에 먹이 안 주는, 뭐 그런 타입인가?
'그것 참 쓰레긴데.'
그렇다기엔 상대가 워낙 유순해보였지만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난 결혼생활 동안 있는 정, 없는 정 다 떨어진 지 오래라 별로 결혼을 이어나가고픈 마음은 없었음.
그럼에도 이야길 듣고 있는 이유는... 그래. 대체 자기한테 왜그랬는지가 궁금해서였음. 물론, 저 몸도 아주 조금은 이유에 포함됐고.
"우리 그럼, 계약서 하나 쓸까요?"
"계약서, 말입니까."
울듯 일그러진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남자가 겨우 눈을 마주했음. 그마저도 몇 초 뿐이었음. 한숨을 삼키고 남자에게 고개를 끄덕였음.
"진짜 계약서는 아니더라도요. 일종의 서약서 같은 거죠. 써있는 내용을 못지키면 원래대로 이혼하는 거로."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한유진 씨가 원하신다면, 언제든 이혼하셔도 좋습니다."
"...아, 네."
별 미련 없다 이거냐? 진짜 짜증나네. 내가 억울해서라도 저 인간 눈에서 눈물 콧물 다 쏟게 해주마. 이미 송태원은 반쯤 울고 있다는 걸 모르는 한유진이 그렇게 생각했음.
"가장 중요한 러트랑 히트사이클 말인데요."
"예."
거의 군대처럼 기강이 잡혀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었음. 그 모습에 당황한 한유진이 잠시 말을 잃자, 남자가 가만히 그를 응시했음.
"...아무래도 부부다 보니 다른 사람이랑 하는 것보단 같이 해소하는 게 낫겠지만, 싫으면 파트너를 두는 것도-"
"저는 사양하겠습니다."
"어떤 걸요?"
언제나 피곤한 듯보이던 눈이 오늘따라 날이 서있는 게, 좀 색다르게 느껴졌음.
"전, 파트너는 두지 않겠습니다. 다만 한유진 씨가 원하신다면 파트너를 두셔도 좋습니다."
"파트너를 둬도 된다고요?"
"......예."
아, 그래. 둬도 된다고. 내심 두지 말라고 하길 바란 한유진이 심드렁하게 반응했음.
뭘 기대했냐, 한유진. 이제와서 널 도저히 못 놓겠으니 자기 옆에 있어달라는 말?
참내. 저놈은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놈이다. 한유진이 송태원 옆으로 자리를 옮겼음. 팔 위에 가볍게 손을 얹고서 말했지.
"저도 싫어요. 파트너 두는거. 전 송태원 씨가 좋거든요."
어디 한번 수렁에 빠져봐라!
"......"
"송태원씨?"
"......"
"제 말 듣고 계세요?"
왜 대답이 없어. 고개를 돌린 남자의 시선을 따라 몸을 기울이자, 새빨갛게 물든 얼굴이 보였음. 뭐, 뭐야. 도저히 믿기지 않는 광경에 잠시 생각이 멈추었음.
'이런 얘기 하는 게 부끄러운가?'
아니, 그정도로 나올 얼굴이 아닌데. 저... 건.
'근데 나랑 하고 싶다고 할 거면 그동안에는 왜이렇게 피한 거래.'
한유진의 입술이 비쭉 튀어나왔음. 가만히 그 얼굴을 살피던 송태원이 멀리 있던 구움과자가 담긴 접시를 끌어와 그의 앞에 두었음
"그럼 러트랑 히트사이클은 서로 해결해주는 거고, 나머지는... 별거 없네요. 외박하면 연락하기?"
자연스럽게 구움과자를 집어 입에 넣은 한유진이 아까보다 편안한 얼굴로 글씨를 적어갔음.
"원하는 거 있으시면 말해요. 저도 다 말할 거니까."
"없습니다."
"정말로요?"
"...그럼, 하나만 말하겠습니다."
"두개 말해도 되는데."
"같은방, 은 쓰고 싶지 않습니다."
"네?"
한유진이 상대를 꼬라봤음.
"적어드리면 되는 거죠? 같은 방은 싫다는 것도."
한유진의 표정을 살핀 송태원이 다급하게 덧붙였음.
"한유진 씨가 싫어서 다른 방을 쓰는 게 아닙니다."
"네, 알아요."
"...회식이 늦게 끝날 때가 많아서, 잠을 설칠 것 같았습니다."
"뭐, 저도 불규칙하게 출퇴근하니까. 알아요."
이해는 별개다.
"그리고 같은 방을 쓰면... 제가, 불편합니다."
부부인데 아직도 내가 불편하냐고 핀잔을 주려던 한유진이 상대의 얼굴을 보고 곧바로 입을 다물었음. 저 초야 치르는 새색시 같은 표정은 뭐야.
"설마, 덮치기라도 할까봐서요."
눈에 띄게 움츠러든 어깨가 긍정을 표했음. 저 짐승 아니거든요!
여하간 이야기는 이렇게 끝났음. 서로 간의 오해가 풀린 것도 아니고, 계약이 제대로 이행될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할 문제였지만.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한유진 씨."
너무 사무적인데. 악수하듯 뻗어진 손을 그대로 깍지껴 잡은 한유진이 고개를 끄덕였음.
"저도요."
"...예."
두 사람의 계약결혼 생활은 의외로 괜찮았음. 이혼 사건 이후로 송태원이 그를 곧잘 챙기기도 했고, 한유진도 그와 시간을 보내며 어느정도 오해가 풀려갔음.
어느정도만. 송태원은 여전히 스킨십을 피하고 있었고, 손만 잡을라치면 도망가기 일쑤였음.
"저 좋다면서요."
"...맞, 습니다."
한유진의 맹렬한 시선에 그가 물을 들이켰음. 좋아하는 사람이 지금, 그게 보일 태도냐!
"싫으면 싫다고 말해주세요. 그래야 알고 맞출 수 있잖아요."
"싫은 건 아닙니다."
"그럼 뭐예요!"
"...죄송합니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벌써 이게 몇 번째인지. 이러다가 힛싸가 와도 혼자 보내게 생겼네.
비공개 2021.07.XX
Q.러트오면 진짜 일주일 내내 해요?
베타인데 간밤에 궁금해서ㅋ 여쭤봅니다 주변인들도 다 베타라서 물어볼곳이 지혜인밖에 없네요
A. 네
일주일 내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체질마다 다릅니다. 저희 스급 한의원에서는 이러한 체질을 기적적으로 바꿔드립니다.
인터넷을 여기저기 뒤져보던 그가 벌떡 일어나 앉았음. 하, 한달? 일주일? 미쳤다.
'침대위에서 죽겠는데, 진짜로.'
어우, 어떡해. 미리 보신 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가 걱정이라곤 하나도 없는 얼굴로 냉장고를 열어 한약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넣었음.
미리 건강 챙기자. 사심 때문은 아니고.
그날부터 한유진의 정력에 좋은 음식 먹기, 먹이기가 시작되었음.
"...이건."
"오늘 저녁이요. 장어 구이 맛있잖아요. 이 꼬리 하나는 제거, 이건 송태원씨~ 그리고 이것도 송태원씨 거~"
송태원이 의중을 살피는 듯 그를 한번 바라봤다가 장어를 입에 넣었음.
그 다음날도 정력에 좋은 음식이었음.
아, 덥다.
아침에 일어난 한유진이 가장 먼저 한 생각이었지. 원래 더위를 잘 타는 편은 아닌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을 때, 열기의 원인을 눈치챘음.
페로몬 때문이다, 이건. 백퍼센트.
송태원 씨 어딨지? 거실에도, 부엌에도 그는 없었음. 아직 주무시나. 출근해야 하니 깨워볼까?
가벼운 걸음으로 조심스레 방문을 열자 짙은 향기가 느껴졌음. 평소에는 워낙 은은하게 남는 향이라, 이렇게까지 느낄 수는 없었지.
"송태원... 씨?"
송태원이 방안에 없었음. 뒤늦게 핸드폰을 확인하니 문자가 하나 와있긴 했음.
[죄송합니다. 먼저 나가겠습니다.]
[오늘 늦을 것 같습니다.]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