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어디 볕좋은 곳에서 쉬고있던 고양이 수인 한유진... 정신차려보니 푹신한 침대 위라 집에 돌아온 줄 알았더니 옆에 웬 잘생긴 놈이 누워있어서 비명지르는 거 보고싶다. "드디어 깼군. 상당히 누굴 닮았는데." 근데 이제... 냥줍한 놈이 자기 전남친 성현제였던 거지. 한유진은 좃댔음을 느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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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야...야옹." 미친놈아 댁이 왜 여깄어요? 그렇게 말하려 했으나 입밖으로 나온 건 아주 어딘지 모르게 못마땅한 울음소리였음. 잠만, 나 지금 고양이 상태야? '미친. 여기도 성현제 집이잖아!' 한유진이 침대를 벗어나려 하자 뜨끈한 팔이 몸에 감겨왔음. 잡, 잡지 마! 우리 이런 사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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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봇스
3 years
"털이 깨끗한 걸 보니 바깥 고양이인가." 아뇨. 인간인데요. 한유진은 버둥거리길 포기하고 그대로 안겨있었음. 헤어진 마당에 고양이 상태로 남의 집에 있는 건... 너무 소름끼치지 않나? '얼른 도망가야 되는데.' 한유진이 팔을 꾹, 꾹 누르자 성현제가 방긋 웃었음. "배가 고픈가 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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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배? 그래, 밥을 챙겨주는 동안 도망치면 되겠다. 한유진이 왜앵, 울자 성현제가 알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음. "아는 사람이 동물을 좋아해서. 집에 사둔 게 있긴 하거든." 밖으로 나온 한유진은 자기가 왔을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은 집을 둘러봤음. 저 화분 아직도 있네. 같이 고른 거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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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어라, 저건 내가 준 인형. 어? 저건 같이 산 식기잖아. 한유진이 식은땀을 흘렸음. 성현제 씨 혹시 아직 나한테 미련있나? 헤어지자고 할 때는 그렇게 칼같이 알겠다고 해놓고선. '설마. 저 인간이 그럴 리가.' 한유진이 현관문을 한번 바라봤음. 흠, 이중으로 잠겨있네. 저걸 어떻게 나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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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봇스
3 years
"다 준비했으니 와서 먹게." "냐옹~" "울음소리가 정말 정직하군." "...왱." 한유진이 식탁 위로 올라가 음식을 바라봤음. 에휴. 전남친 집에서 먹긴 좀 그래도, 배가 고프긴 하니까 일단 먹어보자. "잘 먹네." 챱챱. 그릇에 얼굴을 쳐박고 먹던 한유진이 코를 찡긋거렸음. 진짜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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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저 인간이 밖에 나가주기만 하면 되는데. 아니, 애초에 일광욕 잘하던 고양이는 왜 주워온 거야. "어제는 새벽까지도 한참 자고 있어서 걱정했는데, 괜찮은 모양이야." "...야옹." 새벽까지 잤나? 어우, 피로가 많이 쌓였었나. 왜그랬지. "오늘 동물병원에 들려서 진찰을..." "왜옥!" 미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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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음?" "왜오옹! 애웅!" "사료가 별로였나? 거의 비웠는데." 그건... 배가 고파서. 한유진이 입을 손으로 쓱쓱 닦아내고 후다닥 식탁에서 뛰어내렸음. 병원 가면 수인인 걸 알아볼지도 모른단 말야. 아니, 애초에 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달린 문제다! '잠만. 병원 데려갈 때 나갈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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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나가는 것도 생각보다 괜찮네. 한유진이 볕이 들어오는 창문 앞에 앉아 이동장이 있는지 체크했음. 음, 좋아. 없군. "기분 좋나?" 머리 위를 쓱쓱 쓰다듬는 손길에 한유진이 눈을 감았다가 화들짝 놀라 눈을 떴음. 우리 이러면 안 되는 사이라고! 야! 나랑 사회적 거리두기 해! "화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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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화가 난 건 아닌데! 댁 이러다가 진짜 큰일난다! "왜오옹!" "갑자기 매정해졌군." "애앵." "보면 볼수록 닮았다니까." "...왝." 한유진이 괜히 찔려 제 앞발을 챱챱 핥았음. 아, 나는 고양이~ 나는 진짜로 고양이에요~ 절대로 누구씨 전남친 아니고~ 인간도 아니고~ "그럴 리 없지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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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밥도 먹었으니 이제 씻고 나가면 되겠군." "애웅." 그, 그래. 전 절대 안 보고 거실에만 있을 테니 맘껏 씻고 오십쇼. 몰래 티비라도 켜볼까. 성현제가 그를 번쩍 안아들었음. 불안감이 스쳤지 "같이 씻을까?" 으악! 아냐! 안 돼! 성현제 이자식, 어디 외간 남자... 아니, 고양이랑 샤워를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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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절대 안 돼! 한유진이 발버둥쳐 뛰어내리자 샤워하자는 말을 알아들은 게 신기하다며 웃었음. 그쪽은 지금 이 상황이 재밌습니까. 난 아주 미치겠구만. "같이 씻어야지. 나만 외로이 둘 셈인가." "애우웅." 외롭게 두긴 개뿔이. 맨날 혼자 잘만 씻으면서 뭐가 외롭냐. 한유진이 못 들은 척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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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참 다행이도 성현제는 같이 씻자는 헛소리를 취소하고 자기 혼자 씻으러 갔음. 밥 먹었더니 입이 약간 텁텁하네. 스스로 물을 따라 챱챱 마신 한유진이 소파 위에 올라가 늘어졌음. 그게 홈캠에 촬영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이제 갈까, 유진아." "...애?" "흠, 이 이름은 별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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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어떤 이름이 좋을지는 가면서 정해보지." "먀, 먀앙." 완전 놀랐네. 왜 남의 이름을 갖다 붙이고 난리야. 한유진이 손톱을 세워 자신을 들어올린 성현제의 팔뚝을 살짝 찔렀음. "따가워. 유진아." "앵!" 그거 아니라고! 딴거! "얼굴도 한유진 군을 닮았다고 하면 내가 미친 걸까." 미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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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품에 얌전히 안겨있는 척하다가 엘레베이터가 도착했을 때 폴짝 뛰어내려 도망쳤음. "유진아!" 거, 되게 절절하시네. 우리 헤어졌을 때 그거에 딱 반만 하셨어도 지금 사귀고 있겠는데요.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으나 개의치 않고 달렸음. 전남친이 씻겨주고 밥 챙겨주는 건 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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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나름 재밌는 경험이긴 했는데, 다신 하고 싶지 않네. 지하주차장은 차들로 어지러웠음. 후다닥 밖으로 빠져나가 단지 내를 벗어나려던 순간 누군가가 그를 붙들었음. "가만히 있어." 눈앞에 오토바이 한 대가 빠르게 지나갔음. 손을 타고 거친 심장박동이 들려오는 것 같았음. '뭐야, 뛰어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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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작은 고개가 위를 향했음. 성현제의 얼굴은 음, 엉망이었음. 아니. 이 인간이 엉망일 때가 있겠냐만은 성현제치곤 엉망이었음. "위험했잖아." "...냥." 아씨, 그냥 확 인간으로 돌아가서 성현제한테 이 미친 짓 그만하자고 해? ...이미 충분히 미친 짓이긴 한데. 전남친 집에서 사료 얻어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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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이제 진짜 밥 먹고 온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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