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도시락도 그냥 도시락이 아니었음. 고양이며 뭐며 귀여운 캐릭터 도시락이었지. 게다가 쉬는 날에는 한유진이랑 오이팩을 하지 않나... 가오는 잃었지만 가정적인 이미지를 얻게 되었음. 덕분에 요리 프로그램에서 한 자리를 얻게 되는데, 주제는 사랑받는 요리법이엇음.

"여기서 더 사랑받으면 큰일인데요." 성현제가 살살 웃으며 카메라를 한 번 쳐다봤음. 티비로 방송을 보고있던 한유진이 저 인간 혼자 다른 카메라 쓰는 거 아니냐며 의심했을 정도로 예뻤음. 그러다 연반인이 되어버린 한유진이 방송에 초대받고... 하필이면 메뉴가 장어구이로 정해지게 되는데.

"네, 집에서 손쉽게 따라하실 수 있는 장어구이 레시피. 알려드릴게요~ 장어는 어디에 좋죠?" "그, 음. 몸에 좋죠!" "그 중에서도?" 꼭 그 대답을 듣고야 말겠다는 표정에 성현제가 정력에 좋다고 대답했음 "그렇죠! 정력. 남자들이라면 다들 좋아할 음식이에요~" 저 인간한테는 필요가 없는데요...

할 때마다 반쯤 죽을 뻔하는데 여기에 장어까지 먹을 필요가 있나? 맛있게 익어가는 장어를 보면서도 속은 심란하기만 했음... 성현제는 요리사 선생님과 다름없는 솜씨를 보였지. "어머, 너무 잘하신다. 나중에 아내한테 사랑받으시겠는데요?" "감사합니다." 성현제가 한유진의 손을 건드렸음.

왜 건드리지? 사랑 안 받을 텐데요. 장어 먹고 어떻게 될 줄 알고. 한유진이 슬쩍 손을 빼내자 성현제가 눈썹을 까닥였음. 하나도 안 무섭네요, 흥. "자, 대망의 꼬리! 누가 드시겠어요?" 성현제가 젓가락으로 꼬리를 집더니 한유진의 입에 넣어주었음. 그래, 아직 양심은 있구나. (착각임)

장어와 복분자까지 알뜰하게 먹은 한유진은 그날 침대 위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음... 분명 장어를 먹은 건 나인데 왜 저 인간이 더 힘이 넘치지? 좀 울고 싶엇음. "정력에 좋다더군. 이런 데에 관심이 있는 줄 알았다면 진작-" "없거든요!" 물론 먹기는 다 먹엇음. 살아야 되니까.

슈돌에 게스트로 초대받은 성현제가 애를 너무 능숙하게 다루는 거임. 이제 사람들은 놀라지도 않았음. 오죽하면 성현제의 별명으로 우렁각시가 있을 정도엿으니. 리디광공파는 간혹 나오는 화보와 영화의 모습으로 만족했음. 어쨌든 이놈의 우렁각시는 애들이랑 소꿉놀이까지 해줬음.

"공쥬님은 이거." "내가 공주인가?" "응. 나는 왕자니까~ 공주가 케이크 줘야 돼." "케이크 줘야 돼?" "응." 성현제는 머리에 왕관을 쓴 채로 자기 새끼손가락만 한 찻잔을 우아하게도 마셔댔음... Q. 성현제 아저씨가 왜 공주예요? A. 머리가 금색이라서... 엘사도... (금색이잖아요)

그렇게 슈돌의 명장면은 엘사로 편집된 성현제의 모습이 되었지. 재방송을 시청하던 한유진이 스크린샷을 마구 찍었음. [렛잇고씨 오늘 밥 먹고 오세요?] [^^; 안 먹고 왕자님을 뵈러 간다네] [오늘 길에 달걀... 아 아니다 공주님을 시킬 수는 없죠 제가 갈게요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