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딱 2년이다. 그만큼만 채우면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버려야지. '그러고 보니, 그렇게 잤는데도 각인을 못했네.' 새삼 신기했다. 각인을 안 한 게 천만다행이지만. 더군다나 이번에는 계약이 끝나면 떠날 생각이니만큼, 각인은 절대 금물이다. 러트 오면 방에 묶어서 가둬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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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성현제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굳어 있었다. 그가 고개를 숙여 한유진을 내려다 보았다. "계약서대로 하겠다던 사람은 어디 갔지." "할 건데요. 방금은 실수였습니다. 습관이 무섭... 아." "습관?" "동, 생. 동생이요." "동생이랑 사이가 좋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눈치빠른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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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회사 안 가십니까? 망하면 저야 좋지만." "이렇게 개성적인 성격일 줄은 몰랐군. 진작 알았다면 잘 지낼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나?" "그렇지 않네요." 한유진이 페로몬을 내뿜었다. 미미한 페로몬이지만, 나름대로 상대가 있다는 홍보 과는 될테다. 아무리 내버린 자식이어도 해연은 해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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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다행히 열성인 덕에 서로에게 각인할 일은 없다. 그러나 불필요한 접근은 막을 수 있다. 그가 자신을 택한 이유에도 아마 그런 것들이 들어갔겠지. 성현제의 밝은 눈동자가 보였다. 자신을 볼 때면 늘 곱게 접어지던 그것이, 이번에는 가늘고 얇게 변했다. 저건 재수없는 성현제였다. "이제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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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아무리 계약이라지만, 우리가 결혼했다는 사실이 변하는건 아니지. 한유진" 단단한 손이 어깨 위에 올라왔다가, 그대로 등을 짚었다. 사무적인 손길에 한유진은 오히려 뭐 어쩌라는 건가, 싶어 상대를 노려봤다. "결혼하기 전에 만나던 상대라도 있었나?" "그쪽에 비하면 지극히 0에 수렴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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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있긴 있었다는 뜻이군." 제기랄. 한유진이 입술을 꾹 다물었다. 성현제의 손이 등 위를 가볍게 쓸어내렸다. 이게 다 얼굴이 똑같아서 그래. 내 심장은 이런 개자식이 아니라, 우리집 예쁜이를 향해 뛰는 거였다. "질척거리는 남자는 인기 없거든요." "그것도 사람 나름이지." "아, 예." 재수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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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성현제는 비웃듯 입술을 끌어올리더니 평소 출근 시간보다 몇 십분 이르게 출발했다. 아니, 아니지. 그 시간에 출근하는 건 우리집 예쁜이다. 개자식 시간으로는 늦은 편이었다. "확 지각해서 회사 말아먹어라." "그정도 악담으로 망할 정도는 아니라서. 더 노력해보게." 확, 백수나 돼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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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한유진은 늦은 아침을 먹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지금은 정확히 자신이 살던 때로부터 2년 전이었다. 해연은 아직 위태롭고, 성현제는 재수없고, 자신의 미래도 흔들다리처럼 흔들거리는 2년 전. 한유진은 반찬을 집어먹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가 그때는 2년을 어떻게 참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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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다른 사람 페로몬을 여보라는듯 묻혀오는 건 예사였고, 심지어는 사교 모임에서도 그를 투명인간 취급하지를 않나. 외로운 시간이었다. 한 6개월정도는 말이다. 6개월 즈음에 그에게 러트가 찾아왔고 몇번 상대하다 보니 몸정이...뭐지. 완전 개자식인데? 언제부터 내가 저 인간을 예쁘다고 생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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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한유진은 냉수를 들이켰다. 우리집 예쁜이가 아니라 우리집 웬수잖아? 아냐, 그래도 우리집 성현제는 꽃도 사오고 먹을 것도 사오고... 사육당한 거 아닌가? 잠시 회의감이 들었다. 장조림 안에 든 꽈리고추를 으득, 씹어먹은 한유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나 저 인간이랑 왜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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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_GWAMOLIP
천재◠‿◠봇스
3 years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다. 한유진은 그 말을 다시 떠올렸다. '2년 전으로 돌아왔으니 주식으로 돈 벌어서 아예 한국을 뜰까?' 하하! 잘 있어라 개자식아! 성현제에게 돈다발로 뺨을 때리고 계약을 파기한 제 모습을 상상하다가, 차게 식은 밥을 마저 먹었다. '그래도 의리가 있으니 2년은 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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