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가격표를 주의 깊게 읽는 것이다. 가난은 공간 활용에 능숙해지면서 인테리어에 무감각해지는 것이고, 발열이나 복통보다 진료비를 더 괴롭게 느끼는 것이고, 비용 걱정이 해소된 후에야 비로소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는 것이고, 비겁한 행동이 수월해지는 것이다. 라고 쓴 적이 있었다.
월급을 받아도 돈이 없는 이유: 물가상승률에 비해 실질임금상승률이 훨씬 낮기 때문에. 부의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소비를 줄이는 방안은 현재에 대처하는 개인적 대책이 될 수는 있어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개인의 소비가 문제의 원인이 아니듯이.
공공장소에서 이 씨발년들 씨발 씨발년들 이러고 분을 못 참는 젊은 남자 왤케 많냐 싸울 일이면 당사자끼리 얘기하면 되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면 되는데 대체 온 사방 허공에 씨발거리면 씨발 자기가 분노조절 못하고 몸집 부풀리는 바보라고 자랑하는 거 아니냐 덤으로 주변인도 씨발스럽게 만들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회고하는 신인 작가 시절 ... ‘처음에는 잘 쓰지 못했다’라고 그는 당시를 떠올리는데요, 편집자에게 문장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더니 들은 답이 이랬다고 합니다. “괜찮아요, 무라카미 씨. 다들 원고료 받아가면서 차차 좋아집니다.””
이다혜,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남자들이 다 그렇진 않다”가 왜 나쁘냐면:
1) 그런 남자의 언행 비판이 우선이어야 하는데 이 단계를 생략함
2) 문제를 제기하거나 경험을 고백하는 사람을 위축시킴
3) ‘난(우리는) 아니야’라는 지점에 집중하느라 예방조치 등 필요한 반응으로 나아가지 못함
4)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너무 말했음
“공평하게 여자도 군대를 가야한다”는 소리에 대해 책 추천
➡️ 이에 딱 맞는 연구자의 답변 [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김엘리)
➡️ 한국만 그런 게 아니다 [군사주의는 어떻게 패션이 되었을까](신시아 인로)
➡️ 여자를 징집해 임신시키는 한국형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 <감겨진 눈 아래에>(전혜진)
‘자기가 놀러가지 말았어야 한다’는 말은 곧 ‘개인이 압사 가능성을 예견했어야 한다 그럴 만한 능력과 책임이 있다 죽을 위험을 감수했으니 죽은 건 자기 탓이다’인데 전부 틀린 말인 데다 시스템의 책임을 적극 면제하려 드는 정치적 발화다 말할 때 생각이 없다고 말의 효과가 없어지는 게 아님
“힘들면 하지마” 이거 옆에서 끙끙대는 거 신경 거슬린다고 팩 던지는 건데 진짜 못된 말이다 정말로 때려치면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도와줄 마음은 없고 하다못해 힘들어하는 걸 알아줄 마음도 없음 내 심기가 불편해지니까 고분고분 조용히 일하라는 뜻이다 이 말 달고사는 가족구성원 있어서 그럼
“정의로운척하지마세요 재수없어요” 이거 재미있다. 왜 혐오하지 말라는 말을 재수가 없다고 느낄까요. 무엇이 재수없다는 마음을 추동하는 것일까요. 정의로움을 무엇이라고 생각하기에 혐오하지 말라는 말을 가짜 정의라고, 정의로운 척이라고 판단할까요. 누가 언어로 풀어서 답변해주면 좋겠지만
이 기사 진짜 적나라하고 좋았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주요 5개 은행의 성별에 따른 채용/승진 실태. 은행은 임직원 성비가 5:5라고 하지만 그건 일반 사원보다 낮은 직군을 만들어 여성으로 채운 결과일 뿐. 이들에겐 업무를 제한하니 승진도 제한되고, 올라가는 건 남자다.
“슬프게도 건강한 음식은 나를 위로해주지 못했다. … 가난한 사람들이 합당한 이유 없이 자기파괴적으로 보이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건, 건설적인 방법은 모두 돈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헬스클럽에 가입할 수 없다. 내 속내를 공짜로 들어줄 정신과 의사는 없다.” [핸드 투 마우스]
세일러문(우사기/세라)이 91년에 한국 나이로 16세였으니 지금이라면 47살이다. 지구에 계속 있었다면 시대상 성격상 전업주부일 텐데, 현재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한때 마법소녀였고 위대한 달의 여왕이 될 수 있었지만 다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일하는 사십대 여성. 덜렁거리고 낙천적인데 의외로
“이혼한 엄마가 자녀의 성본을 자신의 성본으로 바꾸고 싶어하면, ... 법원은 엄마에게 ‘당신은 다시는 재혼을 하지 않을 것입니까?’라고 물어요. 부계 성본주의를 원칙으로 삼다 보니, ‘엄마 성으로 바꿀 거면 앞으로 재혼도 하지 말라’는 얘기죠.‘현대판 수절’의 메시지를 전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내를 웃음거리로 삼는 컨텐츠를 보면... 자기 아내 무시하기를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 속하려고/속해있다는 걸 알겠다. ‘아내’와 같은 타자를 배제하는 행동을 공유하면서 ‘우리 남자들’ 내부의 유대를 강화하는 건데... 근데 자기 배우자보다 다른 남자를 가깝게 여길 거면 이성애 결혼을 왜 하죠.
최근 SF에서 노스탤지어가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사실 한국의 우빛속도)의 원인을 현재의 재난, 즉 기후위기, 전염병, 전쟁, 테러 등에 기인한 불안감으로 보는 분석이 꽤 있는데 재미있어 보인다. SF를 통해 “사변적 기억”으로 향하고, 그걸로 공동체, 윤리, 집에 대한 감각을 회복하려 한다고.
“당 떨어진다”는 감각에 대해 배웠다. 설탕 등 빨리 소화되는 당을 과잉 섭취하는 식습관으로 인해 혈당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췌장이 인슐린을 과다하게 분비하게 되어서 나중에는 혈당이 조금만 올라가도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기 때문에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나는 거라고. 그래서 당 섭취를 좋아하는
Q: 직장에서 처음으로 제 공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꾸미면 좋을까요?
A: 성별에 따라 달라집니다. 당신이 남자라면 보이는 곳마다 가족사진을 놓으세요. 성실한 사람으로 보일 겁니다. 당신이 여자라면 절대 가족사진을 놓지 마세요. 사람들은 당신이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확실히 10kg 찐 뒤로 생활습관이 변하고 자아상이 변했는데 나는 한국여자치고 꽤 대충 사는 인간일 텐데도 마음상함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문득 그 생각을 함. 이와 반대로 10kg가 빠진 사람들은 정반대의 경험을 하겠구나. 그게 얼마나 강렬하게 사람을 붙들어놓을 수 있는지 조금 알게 됨.
강의실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려두는 이유로 “청소노동자는 우리 쓰레기 치우라고 돈 받는 거니까”를 접한 적이 있다. 이게 말이 되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1)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는 동작조차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청소노동자의 업무범위가 넓고 확고하다. 2) 나는 그만한 값을 지불하고 있다.
“로맨스는 가부장제 현실에서 …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보복을 품은 사랑의 판타지라는 주장이다. 로맨스 속 멋진 남자 주인공은 남성들에 대한 불만을 반대급부로 투사한 인물로서, 여성들이 원하는 남성상을 제시하여 남성들을 굴복시키고야 말겠다는 보복 심리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헉 맞아
저는 그럼에도 페미니즘이 남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도 계속할 필요�� 있다고 믿는 쪽. 페미니즘은 반차별주의인데 그것도 모르는 사람 너무 많고, 남성혐오라는 말 너무 시끄럽고, 설득은 포기하더라도 반박해야 할 때가 있으니까. 그런 공격에서 효과적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답변이기도 하고요.
“내가 화난 이유”를 “내가 화를 행동으로 분출해도 되는 이유”로 믿는 분들 많은데 그때마다 생각한다. 아뇨 선생님 화가 난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욕하고 때리고 물건던지고 소리지르고 하는 건 당연하지 않아요. 얼마나 열받았든 모욕명훼폭행손괴협박은 잘못이에요. 안 그러는 사람 많아요.
나는 가족계획을 말하는 남자애들을 불신하며 지냈는데, 아이를 낳을지 말지 몇 명 낳을지 상상할 순 있지만 정말로 얼마나 각오를 하고 이해를 하고 남에게 그런 걸 시키려는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축구팀 꾸리고 싶다는 농담을 들었을 때 순간 너무 오싹해서 농담으로 넘기지 못했던 적이 있다.
우울증 진단을 받기 전 나는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어”와 “죽어야지” 사이를 하루에도 여러 번 오가는 상태였다. 병원에 가기까지는 내가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고 포기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환자라는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건 내가 나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다는 믿음이 깨지는 경험이었다.